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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킥오프 지연”…울산, 클럽월드컵 첫판 기상 악화→관중 흥행도 침체
스포츠

“킥오프 지연”…울산, 클럽월드컵 첫판 기상 악화→관중 흥행도 침체

강예은 기자
입력

잦아든 목소리, 플로리다 밤하늘을 가르는 천둥번개에 멈춘 심장은 경기가 아닌 위기에서 먼저 뛰기 시작했다. 전광판 시계 초침만이 빈 그라운드를 지키는 사이, 울산 HD와 마멜로디 선다운스의 긴장감은 자리를 옮긴 관중의 탄식과 함께 떠돌았다. 첫 출전의 설렘조차 눅눅하게 젖은 그 순간, 스타디움엔 시작 대신 기다림만이 길게 드리웠다.

 

2025년 FIFA 클럽 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은 18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인터앤코 스타디움에서 울산 HD와 마멜로디 선다운스의 대결로 예정됐다. K리그 챔피언 울산이 자신 있게 내딛으려 했던 첫 발걸음은 예고 없이 찾아온 악천후와 맞닥뜨렸다. 경기장의 공기는 구름과 낙뢰로 가득 찼고, 심판진은 킥오프 직전에 경기 개시를 잠정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킥오프 지연”…울산, 클럽월드컵 첫판 기상 악화→관중 흥행도 침체
“킥오프 지연”…울산, 클럽월드컵 첫판 기상 악화→관중 흥행도 침체

상황은 급박하게 전환됐다. 번개가 하늘을 가르자 곧바로 대피 방송이 울렸고, 선수와 관중 모두 실내로 몸을 옮겼다. FIFA는 추가 낙뢰 여부를 지켜보며 최소 30분, 필요할 경우 30분씩 재차 대기를 지시했다. 주최 측은 플로리다와 같은 중남미 기후 지역에서는 낙뢰로 인한 지연이 종종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울산은 이미 대회 준비 과정에서도 폭우와 낙뢰 속에서 훈련을 이어가야 했던 경험이 있다.

 

흥행의 그림자도 짙었다. 2만5000석 규모의 경기장 내부는 사전 예매된 5000명을 훨씬 밑도는 관중만이 드문드문 자리했다. 킥오프가 지연된 오후 6시, 35도에 이르는 무더위까지 더해져 공연장의 빈자리만큼이나 울산의 첫 경기는 차분한 공기 속에서 시작을 기다려야 했다. 관중석 곳곳에 자리 잡은 팬들은 무대에 오르지 못한 주인공처럼, 조용히 행운의 신호를 갈망하는 표정이었다.

 

경기 당일 이어진 변덕스러운 날씨와 낮은 스타 파워는 흥행 부진으로 이어졌다. 울산은 클럽 월드컵 체제 최초 진출의 들뜬 기대와는 달리, 대기와 긴장 속에서 팀 분위기를 가다듬어야 하는 현실을 맞닥뜨려야 했다. 관중의 환호 대신 낙뢰의 굉음이 울려 퍼지는 경기장에서, 조별리그 남은 여정과 새로운 분위기 반전이 숙제로 남았다.

 

하늘과 대지, 물과 불이 뒤섞인 불안정한 시간도 언젠가는 끝을 맞이한다. 흐린 경기장의 침묵은 기다림 끝 다시 울려 퍼질 호루라기를 예감하고 있었다. 울산 HD의 도전과 플로리다의 기상, 그리고 뜻밖의 침묵이 스며든 첫 무대의 여운은 이튿날 다시금 반전의 신호를 꿈꾼다. 클럽월드컵의 이 기록은 6월 18일 밤, 미국 올랜도 현지에서 첫 장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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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hd#클럽월드컵#마멜로디선다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