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집사 체포·압송”…김예성, 특검 대면조사로 수사 분수령
정치권이 ‘집사게이트’ 의혹을 둘러싸고 다시 격랑에 휩싸였다. 김건희 여사 일가의 ‘집사’로 지목된 김예성 씨가 1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체포돼 곧바로 광화문 특검 조사실로 압송됐다. 김씨의 귀국과 체포는 지난 4월 돌연 베트남으로 출국한 뒤 약 4개월 만에 이뤄졌으며,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수사 당국이 신병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온 사안이다.
특검팀은 7월 9일 ‘집사게이트’ 수사를 공식화한 바 있으며, 김씨는 도피성 출국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현지에서 체포영장이 집행됐다. 특검은 7월 15일 인천지법으로부터 김씨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한 달 만에 신병을 확보했다. 이날 오후 5시 8분 베트남 호찌민을 출발한 항공편으로 인천에 도착한 김씨는 검은 정장 차림으로 입국하며 대중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김예성 씨는 취재진의 집요한 질문에 “그 어떤 불법이나 부정에도 연루되지 않았다”며 “특검 수사에 최대한 협조하고 성실히 조사받겠다”고 말했다. 도피성 출국 주장에 대해서도 일관되게 “성실히 응하겠다”고 밝혔고, “이런 소동이 벌어진 점 국민께 사과드린다. 부정·불법엔 관여한 바 없으며 모든 걸 특검에 출두해 소상히 밝히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IMS모빌리티의 150명 청년의 꿈을 지켜달라. 마녀사냥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김씨는 집사게이트와 관련해 주요 수사 대상자로 지목돼왔다.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이 과거 김씨와 투자 기업들에 대해 조사를 실시했으나, 투자 경위 등에 별다른 문제를 삼지 않은 정황이 정가에 알려지면서 대통령실 조사 과정의 부실 논란도 재점화됐다. 이에 따라 특검팀이 이시원 전 공직기강비서관을 비롯한 관련자를 대상으로 특혜 의혹 무마 가능성까지 들여다보고 있다.
집사게이트 의혹의 핵심은 김씨가 설립·지분 참여한 렌터카업체 IMS모빌리티가 2023년 카카오모빌리티, 신한은행 등으로부터 184억 원 투자금을 부당하게 유치했다는 혐의다. 투자금 중 46억 원은 이노베스트코리아가 김씨로부터 양도받은 IMS모빌리티 구주 매입에 사용됐으며, 이 회사 사내이사가 김씨의 배우자인 것이 드러나 차명회사 의혹도 불거졌다.
더불어 김씨는 지난 4월 말부터 특검팀 출석 요구에 불응해왔다. 특검은 도피성 출국으로 판단, 김씨 여권 무효화와 인터폴 적색수배 절차에 착수했고, 배우자는 출국금지 조치를 당한 상태다. 김씨 측은 변호인을 통해 배우자 출국금지 해제를 조건부로 출석 의사를 밝혔으나, 특검은 이를 거부해 출두 압박을 이어왔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씨의 대면조사 여부가 김건희 여사 일가 자금흐름, 재산 축적 의혹 등 특검 수사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 신병 확보 직후 조사 상황에 따라 특검팀이 곧바로 구속영장 청구에 나설 가능성도 커졌다. 김씨의 진술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 조사 확대나 추가 수사로 번질지 주목된다.
이날 국회와 정치권은 대통령실 부실 조사 논란, 특검의 강제 수사력 확보 등을 놓고 공방을 이어갔다. 특검 관계자는 “도주 및 증거인멸 가능성에 따라 신속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향후 김예성 씨 신병 처리 이후 김건희 여사 일가에 대한 직접 수사 확대 방안도 적극 검토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