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아, ‘가요무대’ 애절한 심연”…박사 가수의 고백→관객 긴 침묵의 전율
무대에 드리운 고요 속에서 정현아의 목소리는 단숨에 공간을 휘감았다. 봄바람처럼 스치는 섬세한 감정, 빛바랜 추억을 두른 노랫말, 그 모든 것이 하나가 돼 관객들은 시간조차 잊은 채 숨을 죽였다. 한 음절, 한 호흡마다 깊이 스민 진심과 상처가 녹아들었고, 정현아는 노래 이상의 살아 있는 서사를 노랫말에 실었다.
정현아는 다시 한번 ‘가요무대’의 조명을 받으며, 자신만의 음악 인생에 새로운 문을 열었다. 1935년 처음 세상에 울려 퍼진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을 택한 정현아는, 흘러간 세월의 아픔과 여운, 그리고 봄날의 다정한 설렘을 모두 아우르는 음색을 선보였다. 관객들은 옛 기억을 떠올리듯, 한 소절 한 소절에 담긴 삶의 단면을 따라가며 자연스레 눈시울을 붉혔다. 또렷하게 빛나는 그의 가사는 세월을 견딘 노래의 힘이 무엇인지를 새삼 느끼게 했다.

평균치와는 결이 다른, 박사 출신 가수라는 이력 역시 무대의 울림을 한층 깊게 만들었다. 수십 년에 걸친 MC 활동과 스포츠과학 분야의 석사, 박사 학위. 그 긴 시간 쌓아온 단단함과 인내가 이번 무대에서 음악으로 고스란히 피어났다. 2021년 데뷔곡 ‘봄날이야’로 시작된 여정, 그리고 지난해와 올해 ‘가요무대’에서 여러 차례 이어진 출연은 단순한 도전이 아니라 삶을 노래하는 또 다른 몸짓이었다. 무엇보다, 흔들림 없는 목소리와 세심한 해석력은 결국 관객들의 박수 갈채로 이어졌다.
쓸쓸함과 희망, 과거와 봄날의 설렘이 한꺼번에 몰려왔던 순간들, 정현아는 올해 ‘가요무대’에서만 두 번의 인생 소환을 펼쳤다. 회한을 안은 듯한 눈빛, 무대를 가득 채운 따스한 울림은 보는 이들에게 긴 여운을 남겼다. 인생의 굴곡과 음악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담아내는 정현아의 음악, 그 미래에 또 어떤 이야기가 이어질지 궁금증이 더해진다.
개성 있는 참가자들과 함께한 이번 ‘가요무대’는 정현아가 새롭게 열어가는 두 번째 인생이 관객과 어떤 공감을 이어갈지 기대를 모았다. 오는 회차에서는 또다른 가수들의 무대가 예고돼 음악팬들의 기대가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