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불펜 첫 승부수”…김진욱, 롯데 절박한 투수진→지친 허리에 힘 보탠다
처음부터 마운드에 서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었다. 어느새 팀의 고민이 깊어진 지친 허리, 그 중심에 김진욱의 존재가 다시 부각됐다. 선발에서 내려온 뒤 흔들렸던 왼손 투수 김진욱이, 다시 한 번 1군 불펜에서 팀을 위해 등판할 준비를 마쳤다.
롯데 자이언츠는 27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펼쳐질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 경기를 앞두고, 좌완 김진욱의 1군 불펜 복귀를 공식화했다. 김태형 감독은 “김진욱을 계속 2군에 둘 수 없어서 1군에 콜업했다”며 “불펜 중간 계투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경기 전부터 롯데 마운드에는 새로운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번 시즌 초 4선발로 등판한 김진욱은 5경기에서 1승 3패, 평균자책점 8.69를 기록했다. NC 다이노스,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는 2이닝도 채우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가야 했다. 이후 2군에서 재정비에 임했지만, 퓨처스리그 성적은 1승 3패, 평균자책점 11.12에 머물렀다. 부침은 이어졌지만, 그럼에도 마운드에 기대는 시선은 여전히 김진욱을 향했다.
롯데가 김진욱을 다시 1군으로 불러올 수밖에 없었던 상황은 불펜진의 극한 체력 소모 때문이다. 불펜 정현수는 KBO리그 전체 투수 중 가장 많은 35경기에 출전했고, 송재영과 김상수도 각각 32경기씩 마운드를 지켰다. 정철원 역시 29경기에 나서며 팀 불펜진이 리그에서 손꼽히는 혹사에 시달리고 있다. 올 시즌 KBO리그 최다 등판 상위 6명 중 4명이 롯데 선수라는 사실만으로도, 허리가 얼마나 지쳤는지 가늠할 수 있다.
김태형 감독도 이러한 현실을 인정했다. “불펜이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라며 “짧은 이닝도 누적되면 체력이 소모된다. 선수들은 괜찮다고 해도 우려스럽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불펜 부하를 덜기 위해, 선발진의 분발 역시 재차 강조했다.
한편, 롯데는 외국인 투수 찰리 반즈의 어깨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알렉 감보아와 즉시 계약을 맺었다. 감보아는 이날 삼성전에서 롯데 유니폼을 입고 첫 선발 등판한다. 김태형 감독은 “감보아가 1선발 역할을 확실히 해줘야 한다. 오늘 투구를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잦은 마운드 교체와 불펜 혹사, 그리고 변화된 선발진 속에서 롯데는 새 힘을 모으려 한다. 대구 원정에서 쌓인 응집력과 김진욱의 합류가, 이어질 홈 3연전에서도 팀 분위기를 바꿔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친 어깨 위로 묵직하게 쏟아지는 경기장의 불빛, 묵묵히 공을 쥔 손끝에 다시 한 번 희망의 무게가 실린다. 롯데 자이언츠 좌완 김진욱의 복귀와 변화를 꾀하는 마운드는 27일 밤,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를 통해 야구팬들의 응원에 화답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