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무, 미라의 코트 아래 숨겨진 시간”…최정원X홍지민, 분노에 잠긴 표정→지하실 괴담 흔들렸다
도시는 때로 오래된 어둠을 품은 채 조용히 울고 있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의 최정원과 홍지민, 이현우는 얼어붙은 복도와 지하실에서 맞닥뜨린 미라 사건에 차분히 귀를 기울였다. 응암동 한 구석에 켜켜이 쌓인 침묵과 망각이 코트 입은 시신을 통해 다시 온기를 얻었고, 뮤지컬 배우로 익숙한 두 사람은 그 현장 앞에서 거세진 감정의 물결을 숨기지 못했다.
방송에서는 2002년 서울 응암동 다세대주택의 지하실로 들어서는 장면이 단서가 됐다. 건물주 장 씨와 인부 김 씨, 그리고 갑작스러운 시멘트 덩어리의 발견, 악취와 함께 드러난 검은 비닐과 겨울 코트 속 시신은 지난 10년을 잊은 도시의 기억을 다시 소환했다. 김정현 반장이 현장에 들어섰을 때, 두꺼운 외투에 둘러싸인 미라는 기이한 평온을 내뿜었고, 이현우는 "난 기절했을 것"이라며 떨리는 목소리로 공포를 전했다. 이에 최정원은 "너무 끔찍하다"고 말했고, 홍지민은 "화가 난다. 누군가의 엄마였을 텐데"라며 분노와 슬픔이 교차하는 마음을 깊이 꺼내놓았다.

도시 전설처럼 떠돈 괴담의 실체가 밝혀질수록 한기는 점점 집요해졌다. 지하실 세입자 여섯 명이 10년 동안 연이어 병을 앓거나 사망했다는 믿기 힘든 사연, 그들이 악몽에 시달리다 떠난 후에야 건강을 되찾았다는 이야기가 덧붙여지면서, 동네는 이른바 ‘응암동 괴담’으로 불안을 삼켜야 했다. 소문에 불안해진 주민들은 하나둘씩 거리를 떠났고, 잃어버린 시간과 두려움이 도시의 한 귀퉁이에 남겨진 채 흐르고 있었다.
수사팀의 집념은 지하실의 어둠을 뚫고 결국 진실을 마주했다. 현장에서 발견된 시신은 1997년 실종된 55세 여성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오랜 수색 끝에 범인인 주상철이 신상을 감추며 은둔해온 삶이 드러났다. 채무 1200만 원이 촉발한 범죄, 쇠정으로 가해진 참혹한 폭력, 시신을 겨울 코트와 김장 비닐, 시멘트로 덮었던 행적은 마치 새로운 괴담처럼 시민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시청자들이 더욱 충격을 감추지 못한 순간은 국과수 부검 결론에서 비롯됐다. 피해자가 완전히 숨지기 전 시멘트에 묻혀 산소가 부족해 질식사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홍지민의 눈동자에 깊은 슬픔과 분노가 번졌다. "이건 너무 잔인하다"는 말 한마디는 댓글창에 “주민등록 말소 충격”, “소름 끼친다”는 회오리 같은 반응으로 번졌다. 무엇보다 방송이 끝난 뒤에도 사람들은 범죄 피해자의 삶과 그 남겨진 가족, 사회가 지닌 책임에 대한 무거운 질문을 조용히 되뇌었다.
법원은 주상철의 범행을 계획적 살인과 시신 은폐로 판단, 징역 15년을 판결했고, 달라진 도시의 기억 위에 잊히지 않을 진실 한 조각을 더욱 선명하게 남겼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는 그날의 사건을 넘어서, 이야기꾼들이 내뱉는 리액션과 감정으로 삶과 죽음, 책임, 그리고 애도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묻는다. 이 프로그램은 매주 목요일 저녁 10시 2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