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니진스키 폐막의 숨결”…정휘·신주협, 천재의 빛과 그림자→‘스트라빈스키’ 기대 폭발
깊은 어둠 한가운데 부려진 조명만큼이나 선명한 감정선으로 시작을 알린 뮤지컬 ‘니진스키’는 정휘와 신주협이 보여준 단 한 번의 움직임, 단 한 번의 시선으로 객석을 숨죽이게 했다. 두 배우는 니진스키라는 예술가의 영혼을 춤과 표정에 실어내며 관객의 숨을 끊임없이 들썩였다. 무대 위의 침묵, 고통, 그리고 견딜 수 없는 예술혼이 박수 속에 밀려와 현실과 환상의 선경계를 무너뜨렸다.
이번 재연은 지난 3월부터 쉼 없이 달려온 쇼플레이 인물 뮤지컬 프로젝트의 첫 벽돌이었다. 정휘와 신주협을 비롯한 김종구, 조성윤, 안재영, 김도하 등 원년 멤버와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은 배우들은 예술과 파멸의 경계에 선 니진스키의 복합적 내면을 유려한 춤과 고요한 노래로 그려냈다. 특히 정휘와 신주협의 극단적 고독 연기와 절제된 안무는 관객을 아슬아슬한 감정의 곡선 위로 데려갔다. 객체로 남겨진 천재, 광기의 유산에 대한 깊은 통찰을 무대에 남긴 두 사람이었기에 공연 마지막까지 극장을 가득 찬 아쉬움과 환희로 물들였다.

공연의 여운이 채 식기도 전 쇼플레이 인물 뮤지컬 프로젝트는 다음 이야기 ‘스트라빈스키’로 서사의 바통을 넘긴다. 문경초, 임준혁이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 무대와 2019년 초연의 기운을 이어받아 다시 무대에 서고, 성태준, 황민수, 정재환, 서영택이 합류해 풍성한 앙상블을 빚는다. 새로운 작품 ‘스트라빈스키’에서는 니진스키와 디아길레프에 이어 예술가 세 명의 관계, 이상과 현실, 경쟁과 뜨거운 우정이 더욱 깊고 박진감 있게 펼쳐질 전망이다. 관객은 이미 ‘니진스키’로 증명된 깊은 울림을 토대로, 또 한 번 예술의 경계에서 펼쳐질 인간의 인내와 갈증을 마주할 준비를 하고 있다.
끝없이 반복된 카텐콜의 박수와 무대에 남겨진 여운 속, 관객들은 각자의 감동과 슬픔을 떠안은 채 예스24아트원 1관을 나섰다. 곧 이어질 ‘스트라빈스키’는 7월 28일부터 10월 12일까지 대학로 TOM 2관에서 예술가들의 불꽃 튀는 삶을 또 한 번 그려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