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혈장 채장 도입”…GC녹십자, 효율·안전 동시 강화
혈장 채취 기술이 미국 헬스케어 시장의 효율성과 안전성 기준을 동시에 높이고 있다. GC녹십자가 인수한 자회사 ABO플라즈마가 도입한 ‘맞춤형 혈장 채장’ 시스템은 공여자의 신체 지표를 반영해 채장량을 산출, 혈장공여 산업 내 효율성 경쟁의 분기점이 될 가능성도 있다. 업계에서는 기존 정량 기준에서 개별 건강지수 최적화로의 전환이 글로벌 혈장 수급 구조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
ABO플라즈마가 도입한 이 기술은 체질량지수(BMI)와 적혈구용적률 등 건강지표를 채장량 산정의 핵심 기준에 포함한다. 기존에는 공여자 체중만을 기준삼아 혈장 추출량을 정량화했지만, 새로운 시스템은 신체조건별 리스크와 회복 전망을 세밀하게 반영한다. 회사 측에 따르면 키, 몸무게, BMI, 적혈구용적률 등 지표를 조합·분석해 무리한 채취를 방지하는 한편, 회복 속도가 빠른 그룹에서는 혈장량도 8% 이상 늘렸다. 이는, 혈액 성분별 회복성 차이를 빅데이터로 계량화한 ‘개인 맞춤 의료’ 방식을 혈장 추출 공정에 도입한 사례다.

이 기술은 혈장공여 산업 내 의료 안전성 제고에 일조할 전망이다. 공여자는 검사 결과에 따라 건강상태를 안내받고, 개인 맞춤형 체계 하에서 신체 부담이 덜한 기증이 가능하다. 빠른 회복과 합리적 채취량 배분으로 장기적 공여율 유지에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기존에는 적혈구용적률이 높은 경우 추출량이 예정보다 줄거나, 일부에서는 상대적으로 더 많은 혈장을 제공했던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글로벌 혈장 기업들은 미국 내 안전성 지표 우위와 채취 효율성 개선을 놓고 경쟁을 강화하고 있다. 유럽 등 선진국 규제 환경에서는 각종 건강지표를 데이터 기반으로 연동하는 방식이 확산되고 있으며, 국내외 주요 혈장기업도 데이터 기반 맞춤형 채취 프로토콜 연구를 확대하고 있다. ABO플라즈마는 현재 미국 내 모든 혈장센터에서 이 기술을 적용, 효율성 강화와 공여자 만족도 제고라는 두 목표를 동시 추진 중이다.
현재 미국식품의약국(FDA) 등 글로벌 규제기관은 혈장공여 안전기준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맞춤형 채취를 위해서는 정밀 건강지표 활용, 데이터 안전성, 신속 복구 시스템 등 복합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GC녹십자 역시 ABO플라즈마 통합 과정에서 현지 규제준수와 데이터 거버넌스, 공여자 보호 체계 확대를 과제로 삼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맞춤형 혈장 채취 기술이 글로벌 혈액제제 산업의 운영 패러다임을 바꿀 변수로 주목하고 있다. 한 바이오 업계 전문가는 “맞춤형 채취는 공여자 중심의 혈장 공급 구조와 글로벌 시장 경쟁력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