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매판매 감소, 경기 바람 잠잠해지다”…소비 위축 조짐에 금융시장 촉각→추가 금리 변수 남아
여름 초입, 뉴욕의 거리에는 느릿한 바람이 부는 듯하다. 오랜 기간 미국 경제를 지탱해온 소비의 맥박이 5월 들어 한층 약해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월가의 정적은 깊어졌다. 미국 상무부는 5월 한 달간 소매판매가 7,154억 달러로 집계됐으며, 이는 전달에 비해 0.9% 줄어든 수치로, 시장의 예상치였던 0.6% 감소마저 밑돈 결과였다.
이 지표는 단순한 숫자를 넘어, 미국 경제의 실핏줄이라 비유될 정도로 민감한 의미를 지닌다. 소매판매가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경기 침체 우려의 그림자가 긴 여름밤처럼 길게 드리워진다. 전년 동기 대비로보면 여전히 3.3%의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월간 변동의 곡선은 점차 평온을 잃고 둔화의 길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상무부는 지난 4월 소매판매 역시 당초의 소폭 증가에서 0.1% 감소로 하향 조정했다. 낮은 관세·정책의 불확실성과 미중을 비롯한 대외경기 둔화가 소비자 심리에 불안을 더했고, 시장 전문가들은 이런 소비 둔화가 장차 미국 경제 전체의 성장동력까지 흐릿하게 만들 수 있다고 평가한다.
이제 다음 주, 연방준비제도는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있다. 투자자들의 이목은 다시금 중요한 경제지표 발표에 쏠리고 있으며, 미국인의 지갑이 닫힐지 아니면 다시 열릴지 가늠하기 어려운 긴장감이 미국 금융계 전반을 감싼다. 글로벌 시장 역시 미국의 소비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한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과 여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소매판매 지표의 한 달 움직임이 만들어낸 경제적 파장은, 거대한 나라의 심장 박동처럼 세계 곳곳에 스며들었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추가 금리 변동 변수, 여기에 소비자 심리의 회복 가능성까지—미국 경제의 앞날에는 아직 무수한 여름 구름이 흘러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