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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로비 별건 수사 논란”…이종호, 김건희 특검 기소에 정면 반발

최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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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로비 의혹을 둘러싼 법정 공방이 본격화됐다. 김건희 특별검사팀에 의해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측은 2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두 번째 공판에서 특검의 ‘별건 수사’ 프레임을 강하게 문제삼았다. 주요 피의자 신분인 이 전 대표와 특검이 사건 범위와 기소 정당성을 두고 정면충돌에 나서면서, 법조계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형사합의23부(재판장 오세용) 심리에서 이종호 전 대표의 변호인은 “김건희 특검법상 본건은 수사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공소 제기 자체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정필로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고, 공소장 기재 내용대로 발언한 바도 없다”며 모든 혐의를 재차 부인했다.

반면 김건희 특별검사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은 피고인과 김건희의 친분을 토대로 이뤄진 관련 범죄행위”라며, “이 같은 사안도 특검 수사 범위 내에 해당한다”고 맞섰다. 특검은 구속영장 발부 이전 심사 단계부터 같은 기준을 적용했다고 설명하며, 이 전 대표의 ‘별건’ 주장에 반박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25일, 도이치모터스 1차 주가조작 핵심 인물인 이정필씨 등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종호 전 대표는 2022년 6월부터 2023년 2월까지 이정필씨로부터 25차례에 걸쳐 약 8000만원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8월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의해 구속기소됐다. 검찰 조사 결과, 그는 김건희와의 친분을 앞세워 재판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전 대표는 또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 인물로 알려져 있으며, 2차 주가조작 당시에는 김 여사의 계좌를 직접 관리한 사실도 수사 과정에서 밝혀졌다.

 

이날 재판 직후 진행된 보석 심문에서 피고인 측은 순직해병 특검 수사에 방어권이 필요하다며 불구속 재판을 요청했다. 이 전 대표는 “해병특검에서 피의자 전환 가능성이 있고, 이정필씨 진술이 달라진 상황에서 방어권 행사가 절실하다”며 “보석이 허가되면 두 특검의 조사와 재판에 모두 성실히 임하겠다”고 호소했다.

 

이에 특검은 “구속·수사 모두 증거 인멸 우려 때문”이라며 “사정 변경이 없으므로 보석 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섰다. 특검은 또 “해병 특검 수사 과정에서도 증거인멸 우려가 명확히 제기된 바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피고인 측은 방송 인터뷰와 언론 기사에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배우 박성웅 등과의 만남이 언급됐다며 해명 기회를 요구했으나, 특검은 증거 인멸 가능성을 근거로 즉각 보석을 반대했다.

 

이날 법정 공방에서 특검팀과 피고인 측이 사건 본질과 절차상 정당성을 둘러싸고 팽팽히 맞서면서, 다음 달 재개되는 증인신문에서 주요 쟁점이 집중 부각될 전망이다. 정치권은 김건희 관련 특검 수사와 도이치모터스 사건이 정국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며, 향후 재판 일정과 추가 증언이 계속해서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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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김건희특별검사팀#도이치모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