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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아람이, 할머니 손끝 뒤편 애틋”…장날마다 가족 온기 움트는 아침→무너지지 않는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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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아람이, 할머니 손끝 뒤편 애틋”…장날마다 가족 온기 움트는 아침→무너지지 않는 희망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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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열던 밝은 장터의 풍경은, 어느새 아람이와 할머니 양금 씨의 고요한 손끝에 깃든 작은 희망으로 물들었다. 열 살 소녀와 일흔셋 할머니가 나란히 걷는 장날의 아침, 분주한 손놀림과 얇은 허리, 애틋한 마음이 반복되는 일상의 무게를 견뎌낸다. 작은 집안의 가장 어린 식구 아람이는 고추잎을 따고, 고구마 줄기를 다듬으며 할머니 짐을 함께 나눴다. “할머니 힘드시잖아요. 제가 도울 수 있으면 기쁜 거예요.”라고 말하는 소녀의 목소리는 온 가족의 저녁상에 깊이 스며드는 위로였다.

 

양금 씨는 농사와 생계 짐을 혼자 떠안는다. 협착증에 시달리는 몸이지만, 매일 아침이면 고요히 밭을 나선다. 곁에는 아람이가 있다. 생계를 잃어버린 아빠,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 치료를 받는 오빠와 사춘기 언니, 여섯 식구 모두 불안한 내일을 살아간다. 그러나 곳곳의 부족함에도 각자의 상처들은 서로의 온기로 조금씩 마모된다. 할머니가 힘들어 주저앉는 날이면, 누구보다 빠르게 다가가는 손녀의 조심스러운 손길이 그늘을 밝혀준다. 고단함 위로 흐르는 대화, 어린 동생의 맑은 위로는 금세 집안 가득 퍼진다.

“장날에 부치는 마음”…‘동행’ 아람이와 할머니, 고단한 손끝→가족의 온기를 지키다
“장날에 부치는 마음”…‘동행’ 아람이와 할머니, 고단한 손끝→가족의 온기를 지키다

추석을 앞둔 장날, 수확이 줄어든 바구니 하나를 들고 두 사람은 긴 시장길을 걷는다. 결국 집으로 돌아가는 저녁, 아람이는 할머니 지팡이를 꼭 붙잡는다. 잦은 넘어짐과 한숨에도, 서로의 어깨를 토닥이며 오늘을 무사히 건넜다. 가족의 생채기와 불안엔 여전히 오래된 그늘이 내려앉지만 아람이는 “조금만 더 있으면 좋은 날도 오겠지”라고 속삭인다. 서로 마주하는 따스한 눈빛은 쓸쓸한 집안을 비추는 등불이 된다.

 

고단한 하루 뒤편, 두 사람의 그림자는 저녁바람에 더 길게 번져간다. 무엇보다 소박한 바람과 사소한 일상이 소중해지는 시간, 서로 짊어진 사연은 가족을 가족답게 만들었다. 늘어진 그림자만큼 커져가는 내일의 희망도 그 속에 담겼다. ‘동행’ 제525화는 서로의 버팀목이 돼 살아가는 평범한 이웃들의 하루를 그린다. 이 소박한 동행의 이야기는 2025년 9월 27일 토요일 저녁 6시, 시청자들에게 단단한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할 예정이다.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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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아람이#양금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