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국내 금값 7% 급락”…달러 강세·무역갈등 완화 기대에 김치프리미엄 축소

장서준 기자
입력

10월 22일 오전 국내 금값이 전일 대비 7.2% 급락하며 726,900원(1돈 기준)까지 떨어졌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하루 만에 56,550원이 빠지며, 불과 며칠 전 50,000원 이상 벌어졌던 국내외 금값 시세 차이도 3% 내외로 크게 줄었다. 투자자와 소비자 모두 급격한 변동성에 당혹해하는 가운데,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금값 하락의 가장 큰 촉매는 달러 강세다. 삼성금거래소는 전일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인 온스당 4,380달러를 재차 시도한 후, 차익실현 매물과 달러 반등이 맞물리며 4,100달러 수준까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 완화 기대 심리가 위험자산 선호로 이어진 점 역시 금 가격 하락을 자극한 요인으로 꼽힌다. 안전자산 선호 약화와 함께 기술적 조정 신호까지 겹쳤다는 분석이다.

[분석] 달러 강세·무역갈등 완화 기대에 금값 폭락…국내외 시세차 ‘김치프리미엄’ 축소 (금값시세)
[분석] 달러 강세·무역갈등 완화 기대에 금값 폭락…국내외 시세차 ‘김치프리미엄’ 축소 (금값시세)

FXSTREET는 XAU/USD가 4,380달러에서 이중천장 패턴을 형성하며 단기 하락 전환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단기 주요 지지선은 4,200~4,180달러, 추가 하락 시 4,050달러까지도 거론됐다. 반면,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이어진다면 낙폭은 제한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환율 역시 금값 변동에 직접적으로 작용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29원으로 3.0원 하락했으나, 달러-엔 환율이 152엔선을 돌파하고, 일본 신임 총리의 완화적 통화정책 방침이 확인되며 전반적인 달러 강세가 이어졌다. 이에 금값은 글로벌 지표 환산 시 국내 시세와의 차이가 약 24,700원으로 축소됐다.

 

국내 금시장에서는 최근 1주일 평균가(803,400원)와 비교해 9.5%나 떨어진 726,900원을 기록했다. 다만 30일 평균(692,227원)보다는 아직 5%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갑작스러운 급락에도 중기적 강세 흐름이 완전히 무너졌다고 보긴 이르다는 평가다.

 

이른바 ‘김치프리미엄’은 국내외 가격 괴리가 하루 만에 절반 이상 줄었다. 전날까지 7% 이상이던 프리미엄이 3%대로 떨어지며, 환차익을 노리던 투자자들의 수익 환경도 급격히 나빠졌다. 일각에서는 환율 안정과 금값 급락이 겹치며 시장의 가격 왜곡 해소가 빨라졌다는 판단이 나온다.

 

삼성금거래소는 “셧다운으로 지연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미중 무역 관련 발언이 향후 금값 방향성을 좌우할 것”이라며 “단기 반등 탄력은 둔화됐지만, 연준 통화정책 등 중기적 지지 요인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투자자들은 환율 흐름과 연준 정책 신호, 미중 갈등 등 글로벌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금값이 4,100달러 지지선을 지킬 수 있을지, 그리고 원·달러 환율이 1,430원 아래로 안정될지가 향후 시장 방향성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향후 금값과 김치프리미엄 변동은 글로벌 경기, 환율, 연준 정책 등 대외 환경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다음 주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미 연준 발언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장서준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국내금값#달러강세#김치프리미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