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질환, 40대도 안전지대 없다”…젊은층 간경화 환자 급증에 의료경보
알코올성 간 질환이 중장년층만의 건강 문제가 아니라는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알코올성 지방간과 간염, 간경화, 간암 등 간 질환 환자가 40·50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늘어나면서 우리 사회 의료 패러다임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에 따르면 알코올성 간질환 진료 환자 중 40~50대 남성이 전체의 36.3%를 차지하면서, 전연령에 걸친 간 질환 예방 및 관리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젊은 연령층에서도 간 질환 조기 진단과 치료가 산업적 측면에서도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간 질환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방치되기 쉽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음주로 인해 간세포에 지방이 쌓이는 상태로, 대부분 자각하지 못한 채 진행된다.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알코올성 간염, 간경화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한 번 진행된 간경화는 간의 재생 능력이 크게 저하되고, 복수나 황달, 간성혼수와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이어질 수 있다. 말기에 이르면 간 이식 외에는 대안이 없는 만큼 조기 진단과 꾸준한 검진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비가역적(원상회복 불가) 단계에 접어들면 치료 난이도가 급격히 높아지기 때문에 금주와 함께 정기적인 간 기능 검사, 혈액검사 등이 핵심 관리 수단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B형·C형 간염의 경우도 만성화 시 간경화로 진행될 수 있어, 예방백신 및 조기 치료가 권고된다. B형 간염은 백신 접종만으로도 감염을 막을 수 있어 국가 차원의 예방 정책이 성과를 거두고 있으나, 간암의 5년 생존율은 40% 미만에 그치고 있어 여전히 고위험군 예방이 미진한 수준이다.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에서도 간 질환 관리를 위한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 예측 AI, 맞춤형 치료기술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국내 의료기관과 바이오 기업들은 간 질환 조기 진단과 예방 캠페인에 나서는 한편, 정밀의료 기반의 진단기술을 확장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 등에서는 인공지능 기반의 간질환 예측 모델이 실제 병원 진료 환경에 적용되고 있어, 국내 적용 확대 움직임도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간 질환 관리의 패러다임이 전체 인구 구조 변화와 맞물려 있고, 알코올중독 관리 역시 개인 의지를 넘어 전문 치료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는 시각을 보인다. 전용준 다사랑중앙병원 내과 원장은 “젊은 연령층에서도 이미 간경화·간암 등 중증 질환이 흔해졌다”며 “말기 간 질환 환자의 치료와 사회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선 조기 개입과 가족 중심의 전문치료 지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산업계와 의료 현장은 예측·예방 중심의 간 질환 관리 체계 구축 성과에 주목하며, 맞춤 치료와 AI 기반 조기 진단 기술 확산이 향후 시장 변화를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기술 발전과 치료 패러다임 전환이 실제 환자 건강 개선으로 이어질지, 의료 생태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