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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번호 8번 복귀”…임명옥, IBK기업은행 합류→리베로 전설의 새 출발
스포츠

“등번호 8번 복귀”…임명옥, IBK기업은행 합류→리베로 전설의 새 출발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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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철했던 배구 코트 위, 임명옥의 이름엔 언제나 헌신과 노련함이 겹쳤다. 지난 이별의 그림자 너머, 그는 다시 등번호 8번을 달고 긴 여정을 이어간다. 프로 입단 21년 차, 묵묵히 몸을 던져온 세월이 쌓여 어느새 V리그 여자부 최고의 리베로란 타이틀이 그의 어깨를 채운다.

 

임명옥은 2024-2025시즌을 앞두고 베테랑 리베로로서 한국도로공사에서 IBK기업은행으로 현금 트레이드 이적을 선택했다. IBK기업은행은 22일 임명옥에게 프로 데뷔 이래 함께한 상징적 등번호 8번을 다시 배정했다고 전했다. 기존 번호의 주인 김수빈은 앞선 세대 천신통의 6번을 이어받으며 팀 내 세대 교체의 의미도 짙게 남았다.

“등번호 8번 복귀”…임명옥, IBK기업은행 합류→리베로 전설의 새 출발 / 연합뉴스
“등번호 8번 복귀”…임명옥, IBK기업은행 합류→리베로 전설의 새 출발 / 연합뉴스

스물한 시즌, 594경기. 임명옥은 수비 1위(세트당 7.326개), 디그 1위(세트당 5.113개), 리시브 효율 1위(50.57%)를 2024-2025시즌에도 이어가며, 누적 1만8천231번의 수비 성공과 1만1천404개의 디그 성공을 달성해 V리그 역사 속에 확고한 기록을 남겼다. 여섯 시즌 연속 베스트7 리베로 선정, 20주년 베스트7 여자부 리베로 수상의 영예 역시 거머쥐었다.

 

긴 기다림 끝에 맞은 새로운 도전. 임명옥은 FA 시장에서 연봉 삭감이라는 현실 앞에서도 자의로 은퇴와 이별 대신 새로운 시작을 선택했다. 그는 본인 SNS를 통해 재계약 불가 소식에 좌절했던 내면과 더불어, “헌신하며 모범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는 굳은 다짐을 밝혔다.

 

IBK기업은행 김호철 감독 역시 “임명옥의 영입으로 수비 조직력과 리시브가 한층 안정될 것 같다”며 기대감을 전했다. 양 팀이 모두 손을 내민 이번 선택에, 베테랑의 경험과 기록이 더해지며 IBK기업은행은 흔들림 없는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임명옥이 등번호 8번과 함께 걷는 시간 위에, V리그 팬들의 시선이 다시 더해지고 있다. 연분홍빛 유니폼에 새겨질 레전드의 발자국을 기다리는 이들에게, 그의 묵묵한 플레이는 또 한 번 잔잔한 울림이 된다. IBK기업은행의 2024-2025시즌 행보와 임명옥의 새 출발은 다가오는 새벽, 코트 위에 고요하면서도 단단한 소망을 남길 예정이다.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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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옥#ibk기업은행#리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