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전 첫 타자에 직구”…정세영, 키움 신인답게→1이닝 무실점 신고
첫 프로 무대를 앞둔 표정에 긴장감이 묻어났지만, 소년의 눈빛은 당당함으로 빛났다. 데뷔전에서의 한 약속, 그리고 마운드 위 진짜 모습은 모든 이의 기대를 한 데 모으게 했다.
키움 히어로즈 신인 좌완 정세영은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정규시즌 홈경기에 출전해 9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프로 데뷔전에서 1이닝 무실점 투구, 의미 있는 첫걸음을 내디뎠다. 경기 전부터 밝힌 각오처럼, 첫 상대 타자를 상대로 거침없이 직구를 던진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날 키움과 SSG의 정규시즌 경기는 일찌감치 승부의 무게가 SSG 쪽에 기울었다. 키움이 1-11로 뒤진 9회초, 정세영이 마운드에 올라 팬들의 시선을 끌었다. 첫 등판의 긴장감을 안고 오른 마운드, 그는 첫 타자 김태윤을 맞아 예고한 대로 초구에 141㎞ 직구를 선택했다. 체구나 투구 유형에서 신인 특유의 패기와 성숙함이 동시에 묻어났다.
이번 데뷔전에서 정세영은 볼넷으로 주자를 내보냈지만, 에레디아를 내야 땅볼, 오태곤을 1루수 파울플라이, 고명준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짧고 굵은 1이닝을 완성했다. 최고 구속은 141㎞에 머물렀지만, 리그 정상급 회전수 2,500rpm의 직구로 SSG 타선을 정면 돌파했다.
경기 후 홍원기 감독은 “신인 때 김재웅을 보는 것 같다”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정세영 또한 선배 김재웅과의 닮은 점에 긍정적으로 답하며, 이제는 1군 무대에서 오래 남고 싶다는 의지와 목소리를 내비쳤다. “데뷔전에서 자신 있게 던지고 싶었다”는 말처럼, 첫 타자와의 8구 승부는 포수 김건희의 사인을 믿고 만들어낸 집념의 결과였다.
경기장 전광판에는 패색이 짙었지만, 팬들은 신인이 던지는 패기어린 한 구에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SNS에서도 “직구로 정면 승부하는 모습이 시원하다”, “앞으로 정세영의 1군 활약이 기대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키움은 이날 패배했지만, 정세영의 데뷔전은 패배 너머로 또렷하게 각인됐다. 홈에서 이어지는 2연전 속, 신인 투수의 새로운 등판을 팬들은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여름으로 펼쳐진 고척스카이돔의 밤, 한 신인이 남긴 패기와 긴장, 그리고 첫 등판의 설렘이 남았다. 야구의 계절, 누군가의 작은 시작이 누군가에겐 오래 남을 이야기로 기억된다. 2024 KBO리그 키움의 다음 경기는 팬들과 함께 고척에서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