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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장자 130만명 돌파”…한국 세계 10위, 자산 불평등 중간 지점
경제

“백만장자 130만명 돌파”…한국 세계 10위, 자산 불평등 중간 지점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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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 태양처럼 뚜렷한 숫자들이, 한국에서 또 하나의 이정표를 밝혔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가 내놓은 ‘2025 글로벌 자산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백만장자 규모가 130만명을 넘어서 세계 10위, 아시아 2위에 올랐다. 이는 순백의 통계와 견고한 현실이 교차하는 지점이다.

 

이 보고서에 포착된 한국의 백만장자 인구는 130만1천명. 2023년 129만5천674명에서 소폭 늘어난 수치로, 세계 56개국 중 열 번째, 아시아권에서는 일본에 이어 두 번째다. 이탈리아가 134만4천명으로 9위를 차지했고, 한국 뒤로는 네덜란드와 스페인, 스위스 등이 백만명 고지를 넘겼다.

UBS 2025 글로벌 자산 보고서
UBS 2025 글로벌 자산 보고서

백만장자란 100만달러, 약 13억7천500만원 이상의 순자산을 지닌 이들을 칭한다. 글로벌 분포로 볼 때, 미국은 단연 압도적이다. 무려 2천383만1천명이 여기에 속하며, 전체 백만장자의 40%에 가깝다. 중국이 632만7천명, 프랑스와 일본, 독일, 영국이 그 뒤를 잇는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일본이 273만2천명으로 선두를 지켰고, 한국이 130만1천명, 대만·홍콩·싱가포르가 잇따랐다. 중동, 유럽, 남미 지역 각국도 30만명에서 100만명을 넘나드는 백만장자 집단을 구성했다.

 

UBS는 경제 성장과 자산시장 팽창이 향후 5년간 전 세계적으로 백만장자 500만명가량을 추가로 만들어낼 것으로 바라봤다. 하루가 다르게 자산가 집단이 재편되며, 국가별 부와 빈곤의 경계가 새롭게 그려지고 있다. 이 흐름은 각국의 경제정책, 세제 개편, 투자의 장에서 변곡점으로 작동할 전망이다.

 

한편, UBS 글로벌 데이터가 보여준 자산 분배량 역시 관심을 끈다. 한국의 자산 불평등 지표인 지니계수(0.57)는 선진 32개국 중 중간 수준이다. 미국(0.74), 영국(0.58), 독일(0.68)에 비해 낮지만, 일본(0.54), 호주(0.56)보다는 소폭 높다. 지니계수는 0에 가까울수록 평등,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함을 의미한다. 브라질·러시아·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은 0.81~0.82로 극심한 부의 편중을 보이며, 스웨덴 역시 사회 이미지와 달리 0.75라는 높은 불평등 수치를 기록했다.

 

자산가가 늘고 있지만, 분배 구조는 여전히 균형점을 모색하는 상황이다. UBS는 이 불균형이 경제성장, 투자 환경, 복지정책 등에 결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지적했다. OECD 평균과 유사한 한국의 자산 평등 수준은, 사회적 이동성과 포용적 성장을 위한 정책적 고민을 던지는 대목이다.

 

세계적 자산 흐름 안에서 한국은 지금, 새로운 과제를 안고 있다. 활발해진 투자와 경제구조 변화에 맞춰, 자산가의 성장만큼 사회 전체의 균형적 번영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앞으로 발표될 세제 정책과 글로벌 자산 분포 추이는, 한국 사회의 미래 풍경를 그리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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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s#한국#백만장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