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트럼프 첫 조우, 중동 위기 속 운명에 묻히나”→한미 정상회담 불확실성 고조
불확실성의 물결이 국제 정세를 뒤흔드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한미 정상회담은 바야흐로 안개 속에 접어들었다. 취임 이후 서둘러 주요 외교 무대에서 얼굴을 맞대는 전례와는 달리, 중동의 긴장 고조와 미묘한 외교적 변수들이 정상 간 회담의 시간표를 수차례 밀어냈다. 지난 6일, 양국 정상이 조속한 만남을 약속한 첫 통화의 여운은 여전히 남아 있으나, 실체적 만남은 각국을 둘러싼 위기와 이해 속에서 한 치 앞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한국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직후 빠른 시일 내에 미국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갖는 일련의 관례를 지키고자 준비에 나섰지만, 현실의 벽은 만만찮다. 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귀국, 그리고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불참이 이어지며 양국 정상의 대면 기회는 줄곧 유예됐다. 그럼에도 한미 통상 협상, 에너지 및 조선 등 다양한 경제 현안, 미국의 대북정책 등 굵직한 사안들에서 양국 정상이 직접 머리를 맞대는 일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서로 친분과 신뢰를 조기에 쌓는 것이 한미동맹 강화와 한국 외교의 주도권 확보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공동 인식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성향이 정책에 깊이 반영되는 만큼, 단순한 의전이 아닌 실질적 협력과 교감이 절실하다는 게 외교·국방 라인의 견해다.
정부는 8월 전후로 정상회담 성사가 바람직하다는 방향성을 내부적으로 세웠지만, 최근 이란과 이스라엘을 둘러싼 군사적 충돌, 미국의 이란 핵시설 타격 등 중동의 불안정이 상시 변수로 남아 있다. 만약 8월까지 정상회담이 무산될 경우, 9월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혹은 10월 말 예정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가 첫 만남의 자리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한국이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및 의장국을 맡아 안보리 의장석에 이재명 대통령이 앉게 될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점은 올해 외교 일정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 또한 유엔총회를 계기로 한국 외교의 영향력이 한층 공고해질 것이라 언급했다.
국제사회의 불안이 한미 정상회담의 추동력이자 변수로 작용하는 가운데, 한국 정부는 기민한 외교적 대응과 전략 구상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한미동맹의 미래 방향과 민감한 안보 현안 논의를 위한 정상 차원의 만남을 조속히 성사시킬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