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85% 급락”…AI 거품 우려에 외국인 2.5조 순매도
5일 코스피 지수가 인공지능(AI) 업종의 거품 논란과 위험회피 심리 확산에 장중 6% 넘게 급락하는 등 2.85% 하락하며 4,004.42로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매도세가 이어지며 국내 증시와 환율이 동시에 요동쳤다. 전문가들은 AI 업종의 고평가 우려가 주가 하락을 촉발했고, 달러 강세와 대외 불확실성이 맞물려 투자심리가 크게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17.32포인트(2.85%) 하락해 8월 1일 이후 약 3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장중 한때 3,867.81까지 하락했으나 하락폭을 소폭 만회하며 4,000선을 가까스로 지켰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2조5,186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2거래일 연속 2조 원대 매도세를 이어갔다. 기관도 790억 원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이 2조5,659억 원어치를 대거 사들이며 물량을 흡수했다.

코스닥지수 역시 2.66% 하락한 901.89에 장을 마치며 4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환율 시장에서도 변동성이 커졌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1.5원 급등한 1,449.4원에 마감하며 7개월 만에 다시 1,450원대를 터치했다. 장중에는 1,450원을 돌파해 지난 4월 11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일 미국 뉴욕증시는 AI 업종 과열 우려로 다우지수(-0.53%), S&P500(-1.17%), 나스닥(-2.04%)이 일제히 하락했다. 글로벌 시장의 위험회피 현상과 연준 금리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국내 주식 및 원화 자산 약세로 이어졌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100을 상회하며 달러 강세가 심화됐다.
국제 금값과 가상자산 시장도 동반 하락했다. 금 현물은 한 달 전 4,300달러를 웃돌았으나 최근 4,000달러 밑으로 내려섰다.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약 1% 내린 1억5,000만 원대에서 거래됐다.
신한투자증권 이재원 연구원은 “코스피는 미국발 AI 버블 우려로 대형주 매도세가 집중됐다”며 “상승폭이 누적된 상황에서 차익실현 압력이 컸다”고 분석했다. 하나은행 이유정 연구원은 “미국 정부의 셧다운 가능성과 외국인 자금 유출이 맞물려 원화 약세가 심화했다”고 진단했다.
다음 주에는 미국의 고용지표 발표와 중동 정치불안 등 외부 변수로 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수 있어, 투자자들의 보수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미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과 주요 경제지표 흐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