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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7·22·28·29·32”…로또 번호의 비밀, 선택의 설렘과 통계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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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7·22·28·29·32”…로또 번호의 비밀, 선택의 설렘과 통계의 무게

조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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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토요일 저녁이면 로또 번호를 확인하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한때 ‘한탕의 꿈’이라 불렸지만, 이제는 매주 반복되는 작은 설렘의 일상이 됐다. 텔레비전 앞에 둘러앉은 가족, SNS에 넘치는 인증샷, 편의점마다 길게 늘어선 줄이 그 풍경을 채운다.

 

이번 제1185회 로또의 당첨번호는 6, 17, 22, 28, 29, 32, 보너스 번호는 38이었다. 또다시 새로운 조합이 나왔고, 이 번호들이 누군가에게 생각지 못한 행운을 선물했다. 최근 몇 년 사이, 로또에 참여하는 연령층이 확장되면서 추첨 생중계 시간에 함께 결과를 기다리는 문화도 만들어졌다.

제1185회 로또당첨번호
제1185회 로또당첨번호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1185회차 동안 가장 많이 추첨된 번호는 34번(203회), 12번과 27번(각 200회), 13번, 17번, 33번(각 198회) 등이다. ‘이번엔 많이 나온 숫자를 고를까, 오히려 덜 나온 번호를 넣을까’라는 잠깐의 고민도, 누군가에겐 주말의 작은 재미다. 누적 1등 당첨자는 9,763명, 2등은 5만9034명, 3등은 223만여 명에 달했다. 평균 1등 당첨금은 약 20억 원, 가장 큰 당첨금은 407억, 가장 적을 때는 4억 남짓이었다.

 

심리학자들은 “로또를 사는 경험은 단순히 재정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다음 주에 대한 가능성과 기대를 사는 행위”라고 표현한다. 확률상 희박하다 해도, 일상을 환기해 주는 소소한 이벤트라는 것이다. ‘혹시나?’ 하는 상상 덕분에 한 주가 조금 두근거린다는 이들도 많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이번에도 꽝이지만, 다음 주엔 나도 될 것 같다.”, “가장 많이 나온 번호를 모아 뽑았더니 오히려 더 안 맞더라.”, “번호를 고르면서 가족과 얘기 나누는 시간이 좋아졌다.” 아쉬움과 기대, 때론 가족 사이의 소통의 기회까지, 로또 한 장이 남기는 감정은 다양하다.

 

로또는 어느새 숫자를 넘어서, 반복과 일상의 리듬이 됐다. 당첨자들의 인생이 달라지는 순간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는 ‘사는 동안 자잘한 희망을 주는 작은 의식’이 됐다. 매주 토요일 저녁 찾아오는 그 짧은 설렘이 우리의 한 주를 조금 더 가볍게 만든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조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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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당첨번호#통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