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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슬램 완성한 큐의 마법”…조명우, 월드게임 결승서 역사 썼다→한국 당구 첫 금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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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슬램 완성한 큐의 마법”…조명우, 월드게임 결승서 역사 썼다→한국 당구 첫 금메달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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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이닝, 조명우의 손끝에서 흘러나온 큐 소리가 체육관을 가득 메웠다. 관중들은 조용하게 숨을 죽였고, 치열했던 결승 승부의 흐름이 그의 연속 득점으로 바뀌는 순간 경기장은 새로운 서사를 맞이했다. 아시아선수권·월드컵·세계선수권대회에 이어 월드게임까지 정복한 조명우의 우승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한국 당구의 역사를 바꾼 순간이었다.

 

2025 제12회 청두월드게임 남자 캐롬 3쿠션 결승전이 중국민영항공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렸다. 세계랭킹 1위인 조명우는 결승에서 이집트의 사메 시돔과 마주했다. 5이닝 만에 단숨에 11점을 몰아친 조명우는 경기 초반부터 압도적인 분위기를 뽐냈다. 이어 7이닝에서는 7점 장타를 기록하며 흐름을 굳혔고, 9이닝까지 22-13으로 격차를 벌려 마치 당구대 위에 자신의 이름을 단단히 새겼다.

“16이닝 40-22 완승”…조명우, 월드게임 한국 당구 첫 금메달 / 연합뉴스
“16이닝 40-22 완승”…조명우, 월드게임 한국 당구 첫 금메달 / 연합뉴스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사메 시돔의 거센 추격도 있었지만, 조명우는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16이닝에서 연속 10점을 쓸어 담으며 상대를 완전히 따돌렸고, 최종 스코어 40-22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번 월드게임 우승은 단순한 개인 성과를 넘어, 한국 캐롬 3쿠션 사상 첫 금메달에 해당한다.

 

조명우는 결승 진출 직전인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4위 트란 퀴옛 치엔(베트남)을 극적인 승리로 누르고 올라섰다. 결승 무대에선 한층 더 선 굵은 집중력과 공격적 경기 운영이 빛을 발했다. 통산 아시아선수권, 월드컵, 세계선수권, 그리고 이번 월드게임 우승까지 휩쓸며 한국 선수 최초로 ‘그랜드슬램’의 금자탑을 세웠다.

 

경기 후 조명우는 “청두에 도착한 후 다리 통증이 있어 쉽지 않았지만, 연맹의 지원 덕분에 집중할 수 있었다”며 “첫 월드게임 무대의 부담도 있었으나 평소처럼 임하려 했다. 한국 당구의 역사에 이름을 남길 수 있어 영광”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조명우의 월드게임 우승은 그가 3쿠션 세계 정상을 유지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경기장에는 그를 향한 끝없는 응원과 환호가 쏟아졌고, 그의 이름은 한국 스포츠 팬들의 자부심으로 남게 됐다. 앞으로 펼쳐질 월드컵 등 다음 행보에도 팬들의 기대와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하루의 긴장을 품은 채 마지막 큐를 내려놓던 순간, 체육관엔 조용한 울림이 남았다. 조명우가 그려낸 승부의 그림은 당구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오래 기억될 것이다. 2025 청두월드게임 결승전은 8월 14일 열렸다.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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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우#월드게임#사메시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