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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 글로벌 3위 등극”…공급망·R&D 상승이 견인

이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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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이 혁신 지수를 크게 끌어올리며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공급망 회복력과 인적 자원의 경쟁력을 양대 축으로 삼은 ‘2025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 지수’에서 한국은 22개국 중 3위를 기록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업계는 이번 결과가 첨단기술과 인력 기반을 확장한 투자 전략의 성과로 보고 있으며, 산업 내 글로벌 위상 재편의 분기점으로 해석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 지수’는 생명과학기업 싸이티바가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 산하 리서치 기관 롱지튜드와 2년마다 공동 발표한다. 공급망 회복력, 인적자원, 연구개발(R&D) 생태계, 제조 민첩성, 정부 정책·규제, 지속가능성 등 6가지 산업 핵심 역량을 10점 만점 기준으로 수치화한다. 2025년 지수에는 세계 22개국, 기업 경영진과 전문가 1,250명이 참여했다. 올해 평균 점수는 5.96으로, 2023년(6.08) 대비 소폭 하락했으나, 한국의 순위는 세계 12위에서 3위로 뛰어올랐다. 세부 항목에서 한국은 공급망 회복력 7위, 인적자원 6위, R&D 생태계 3위, 제조민첩성 4위, 정부 정책 및 규제 3위, 지속가능성 17위에 올랐다.

특히 인적 자원과 R&D 역량 증대가 순위 도약의 핵심으로 작용했다. 정부의 바이오 인재 양성 정책, 학계·연구기관·기업 간 협력 등이 인재 기반을 확대했다는 분석이다. 동시에 정부의 R&D 투자 확대, CRO(임상시험수탁기관)·CDMO(위탁개발생산) 협업 증가는 글로벌 임상 수주 경쟁력 강화로 이어졌다.

 

기술적으로는 공급망 회복력이 6.75에서 7.47로 상승했다. 국내 원부자재 다각화와 온쇼어링 전략이 공급 안전성을 높인 결과다. 싸이티바 아태지역 총괄 최준호 사장은 “한국은 미중 갈등 등에서 중립적 생산허브로 떠오르며, 국제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조민첩성 항목은 세포치료제 같은 첨단 바이오의 복잡한 공정 표준화와 인프라 부족, 규제 속도의 한계로 성장의 속도는 완만했다.

 

경쟁 구도 측면에서 스위스, 영국에 이어 한국이 3위를 차지했고,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를 앞질렀다. 규제 및 정책 부문에서는 첨단바이오 혁신 입법이 진행 중이나, 세포유전자 치료제 승인 절차·유연성 강화가 과제로 남았다.  

 

지속가능성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확산되는 추세지만, 실질적 실행력은 아직 초기 단계다. 환경규제, 인센티브 시스템, 관련 전문 인력의 부족이 한계로 꼽혔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인재, 연구, 정책 등 삼각 체계가 국제 경쟁력 상승의 원동력이 됐다”며 “앞으로도 R&D 지속 투자와 디지털 기술 접목, 규제 혁신이 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산업계는 이번 한국의 도약이 실제 시장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이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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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제약바이오#싸이티바#글로벌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