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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재조합 탄저백신 임상 2상 통과”…GC녹십자, 글로벌 백신 경쟁 새 국면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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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재조합 기술이 백신 산업에 혁신을 불러오고 있다. GC녹십자는 자사의 유전자 재조합 탄저백신 ‘배리트락스주’가 임상 2상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국제 학술지 ‘Vaccine’에 주요 결과가 게재됐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서울대학교병원 등 전국 5개 의료기관이 참여해 학계와 산업계 간 협력의 진전된 모델로 평가받는다. 업계는 GC녹십자의 임상 성과를 ‘글로벌 백신 경쟁 구도의 분기점’으로 주목하고 있다.

 

GC녹십자와 질병관리청이 공동 개발한 배리트락스주는 ‘세계 최초의 유전자 재조합 탄저백신’으로, 기존의 약독화 균주를 직접 사용하던 백신들과 차별화된다. 임상 2상은 건강한 성인 240명을 대상으로 무작위배정, 이중 눈가림, 위약 대조 방식으로 진행됐다. 백신 접종 후 항체 생성 수준과 각종 이상 반응을 면밀하게 분석한 결과, 탄저 독소를 중화하는 항체가 충분히 형성돼 백신의 면역 효과가 확실히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안전성 평가에서는 접종 부위 통증이나 피로 등 대다수 부작용이 경미하거나 일시적이었다. 급성 이상반응 및 사망 사례는 1건도 나타나지 않아 높은 안전성이 주목받고 있다.

유전자 재조합 백신은 약독화 균주를 배제해 생백신 대비 안전성이 우수하며, 유전자 조작된 항원 단백질을 활용해 필요시 대량생산도 용이하다. 이번 결과 역시 기존 백신 대비 안정성과 효율성 모두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GC녹십자는 이를 통해 국산 백신의 대량 생산과 보급력에서 유리한 입지를 다질 수 있게 됐다.

 

실질적 백신 수요는 군·공공방역 시장뿐 아니라, 최근 바이오테러 대응 역량 강화 정책에도 직결된다. 제품 신속 생산 체계는 긴급상황 시 대처 역량을 크게 높일 수 있어, 국가방역 전략에서 필수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도 탄저백신 차세대화를 서두르고 있으나, 유전자 재조합 기술이 도입된 제품은 드물다. 이에 따라 GC녹십자의 성공은 국내 백신산업 경쟁력 강화와 동시에, 글로벌 시장 진입의 교두보로 평가된다.

 

한편, 국가 방역체계상 새로운 백신 플랫폼은 제조 및 공급, 정부 구매, 식약처 허가 등 다중 단계의 정책·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GC녹십자는 향후 후속 임상과 국산 백신 인증, 정부 비축사업과 연계한 상용화 전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김남중 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학계와 산업계의 협력을 통해 안전성과 효과를 모두 입증한 첫 사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재욱 GC녹십자 R&D 부문장도 “국산 백신의 임상 성공이 국가 바이오 방역 패러다임 전환의 신호탄으로 작용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산업계는 이번 결과가 실제 보건 시장에 얼마나 안착할지 주목하고 있다.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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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녹십자#배리트락스주#유전자재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