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사상 첫 4,100선 돌파”…엔비디아 동맹 기대에 삼성전자 등 급등
코스피가 31일 엔비디아와 국내 대기업 간 인공지능(AI) 협력 기대가 확산되며 4,100선을 사상 처음으로 넘어섰다. 기관의 대규모 매수세와 AI 인프라 투자 확대 신호에 따른 투자심리 개선이 지수 고공을 견인했다. 국내 증시가 글로벌 기술주 흐름과 맞물리면서 시장 전반에 긍정적 영향이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월 3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0.61포인트(0.50%) 오른 4,107.50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사상 최초로 4,100선을 돌파한 기록이다. 이날 기관은 8,151억 원의 순매수로 상승장을 이끌었고,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016억 원, 6,052억 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4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였으나,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는 1,177억 원을 순매수했다.

이날 시장에서는 엔비디아가 삼성전자, SK, 현대차그룹, 네이버클라우드 등 국내 주요 기업 4곳에 총 26만 장의 GPU를 공급할 계획이라는 구체적 소식이 전해지며, 국내 AI 인프라 확대에 대한 전망이 증폭됐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 간 회동이 이뤄지면서 신규 AI 계약 체결 기대감이 투자 심리를 끌어올렸다.
전일 미국 뉴욕 증시는 메타플랫폼의 대규모 채권 발행에 따른 AI 버블 우려가 부각돼 3대 지수 모두 하락 마감했다. 다만 장 마감 후 아마존, 애플 등 주요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해 글로벌 기술주 투자심리가 다시 살아나면서 국내 시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한·미 간 관세 협상 이슈로 장중 경계심이 이어졌으나, AI 섹터 호재가 이를 상쇄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22조9,160억 원,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은 9조3,570억 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2.1원 내린 1,424.4원에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삼성전자는 3.27% 오른 10만8,600원에 마쳐 장중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현대차(9.43%), 기아(3.18%), NAVER(4.70%) 등 주요 대형주도 기대감에 강세를 보였다.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 호실적 영향으로 비만치료제 한미약품(8.83%), 동아에스티(3.06%)도 오름세였다. 반면 SK하이닉스(-1.58%), LG에너지솔루션(-2.77%) 등은 하락했다.
업종별로 IT서비스(4.31%), 운송창고(1.96%), 오락문화(2.93%)가 크게 상승했고, 전기가스(-0.93%), 화학(-1.04%) 등 방어주 섹터는 약세였다.
같은 날 코스닥지수는 9.56포인트(1.07%) 오른 900.42로 마감했다. 외국인(1,731억 원), 기관(1,440억 원)의 매수세가 지수 상승을 이끌었고, 개인은 3,086억 원 순매도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젠슨 황 CEO의 로보틱스 부문에 대한 긍정적 시사에 24.01% 급등했다. 알테오젠(3.50%), 펩트론(2.85%), 에이비엘바이오(7.20%) 등도 강세를 나타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 약세가 있었으나 아마존, 애플의 실적 호조와 AI 동맹 기대감이 오늘 국내 증시를 다시 견인했다”며 “젠슨 황 CEO의 APEC 연설에서 한국 관련 AI 프로젝트 구체안이 공개될지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 주 국내 증시는 엔비디아의 프로젝트 발표 여부, 한·미 통상 이슈 등 글로벌 변수와 AI 경쟁 격화에 따라 변동성 대응이 핵심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