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물어보살” 청년의 눈물…서장훈·이수근, 가족 갈등 앞 처절한 분노→시청자 공감 폭발
흰 지팡이에 의지해 스튜디오 문을 통과한 청년의 걸음은 두렵고도 조심스러웠다. KBS JOY 예능 ‘무엇이든 물어보살’에서 고등학생 시절 받은 라섹 수술 후 시각장애를 안게 된 사연자는, 낯선 조명 아래 익숙하지 않은 표정을 떠올리며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냈다. “얼굴의 표정을 볼 수 없다”는 고백에는 세상의 빛을 잃은 상실감과, 느껴본 적 없는 외로움이 겹쳐져 있었다.
라섹 수술 이후 고안압 증상을 겪은 사연자는 병원을 전전하며 힘겹게 진단을 받았다. 결국 전문 의료진의 판정 아래 더 이상의 회복은 불가능하다는 말을 듣게 됐고, 이로 인해 모든 것은 멈춰 선 듯했다. 어머니는 수술을 집도한 병원에 소송을 제안했으나, 아버지의 극심한 경제적 부담을 이유로 조정 절차로 방향을 틀게 됐다. 가정은 점점 더 균열이 깊어졌고, 청년은 어머니와 홀로 의료 분쟁을 견뎌냈다. 세 번의 눈 수술과 힘겨운 복학, 시각장애 상태에서의 학교생활까지, 일상은 이전과 달리 무겁고 팍팍하기만 했다.

이수근이 조심스레 건넨 “많이 불편했을 텐데 괜찮았냐”는 질문에, 사연자는 결국 쏟아지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안 좋은 생각이 스친 적도 있었지만, 부모님을 생각해 다시 마음을 잡았다”는 언뜻 평범해 보이지만 모질고 아픈 고백. 시각장애 이후 누구보다 외로웠던 시간 속에서도, 부모 사이의 중립을 선택했지만 아버지에 대한 서운함은 커져만 갔다. “아버지가 ‘내가 더 힘들다’고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버린 순간이 잊히지 않는다”는 뼈아픈 기억은 부모 관계의 깊은 균열을 드러냈다.
서장훈은 “부모가 자식에게 할 이야기냐”며 분노를 삼키지 못했고, 이수근 역시 “무책임의 연속”이라며 현실의 무게에 안타까움을 더했다. 스튜디오에 맴돈 깊은 침묵 속에서, 서로를 위로할 수조차 없는 가족의 상처는 보는 이들까지 먹먹하게 만들었다. 좌절과 분노, 이해와 위로가 엇갈렸던 그 밤의 순간엔 눈물조차 조용했다.
거듭된 시련에도 삶을 잡아끄는 청년의 진심은 스튜디오를 넘어 시청자에게 잔잔히 스며들었다. 아물지 않은 가족의 상처와 나약함, 거기서 피어난 단단한 성장의 흔적까지, 감동과 공명을 남기며 또 한 번 질문을 던졌다. 의료사고와 가족의 갈등, 그리고 청년이 견딘 고요한 고백은 26일 밤 8시 30분 방송된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318회에서 전파를 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