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560선 하락”…미중 갈등 격화에 장중 최고치 반납
14일 코스피 지수가 장중 3,646.77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3,561.81(전장 대비 22.74포인트 하락, -0.63%)로 거래를 마쳤다. 중국 정부가 한화오션 미국 계열사 5곳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는 등 미중 무역갈등이 조선·해운업 중심으로 격화되면서 국내 증시가 약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이날 3,604.12로 출발해 개장 직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으나, 오전 상승폭을 반납하며 오후 한때 3,535.52까지 밀렸다. 이후 기관의 대규모 순매도에도 외국인·개인 매수세에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수급별로는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4,857억 원, 704억 원 순매수, 기관은 6,286억 원 순매도했다.

업계는 미중 무역갈등이 조기 완화될 가능성이 낮아진 데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다. 한화오션은 중국의 대미 제재 영향으로 5.76% 급락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내 핵심인력 파견 재개 소식으로 6.94% 급등했다. 삼성전자(-1.82%), SK하이닉스(-0.84%), 한화에어로스페이스(-6.04%) 등 관련 대형주도 약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는 기관이 5,169억 원 순매수,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4,287억 원, 612억 원 순매도했다.
지정학적 긴장에 안전자산 선호도 강해졌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5.2원 오른 1,431.0원에 마감됐으며, 국제 금값 역시 온스당 4,170달러를 돌파했다. 업종별로는 금속(5.96%), 전기·가스(4.36%), 보험(2.19%) 등 방어적 성격이 두드러진 섹터가 강세를 보였고, 오락·문화(-2.98%), 의료·정밀(-2.65%), 운송장비·부품(-2.17%) 등은 약세였다.
코스닥지수는 1.46% 하락한 847.96에 마감했다. 외국인, 기관이 각각 1,212억 원, 1,179억 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이 2,315억 원 순매수에 나섰다. 에코프로비엠(5.01%), 에코프로(3.70%)가 강세였지만 펩트론(-4.97%), 파마리서치(-4.47%) 등은 낙폭이 컸다.
아시아 전역도 충격을 받았다. 일본 닛케이225(-2.58%), 대만 가권(-0.48%), 중국 상하이종합(-0.66%), 홍콩 항셍(-2.00%) 등 주요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닛케이는 자민당-공명당 연립 붕괴에 따른 정치 불확실성까지 겹쳐 약세가 두드러졌다.
이경민·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차익실현 매물과 미중 무역갈등 재점화가 증시 하락 전환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지정학 리스크와 대외 변수 확대로 인해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미중 갈등 악재와 함께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 실적 발표, 환율 추가 변동성에 주목하고 있다. 향후 글로벌 정치·경제 불확실성이 국내 증시 방향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