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남 확성기 일부 철거”…남측 조치에 즉각 호응
남북 간 심리전 수단이었던 확성기 방송을 둘러싼 긴장 국면에서 북한이 대남 확성기를 철거하기 시작하며 한반도 군사적 긴장 완화 흐름이 감지됐다. 합동참모본부는 8월 9일, 북한군이 이날 오전부터 전방 일부 지역에서 대남 확성기를 철거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남측이 대북 확성기를 완전히 철거한 데 이어, 북한이 신속하게 대응에 나선 것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전 지역에 대한 북한의 철거 여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면서 "우리 군은 북한군의 관련 동향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북한이 대남 확성기를 설치한 곳은 40여 곳으로 파악되며,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철거를 마친 것으로 군은 확인했다.

북측의 이런 조치는 우리 군이 8월 5일 오후 고정식 대북 확성기 20여 개를 모두 철거한 이후 이뤄졌다. 국방부는 긴장 완화를 위해 4일부터 철거 작업에 착수해 만 하루 만에 관련 장비를 각 부대에서 철수시켰다. 모든 대북 확성기가 철거된 사실이 확인된 이후 접경지 주민들은 극심했던 소음에서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내비쳤다.
남측의 선제적 조치에 북한도 신속히 반응한 전례가 있다. 이미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6월 11일 오후 2시 대북 확성기 방송이 중단되자, 북한 역시 만 8시간 만인 6월 12일 0시를 기해 전 지역의 대남 소음 방송을 멈췄다. 반면 북한이 공식적으로는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명의의 담화에서 "한국과 마주 앉을 일도, 논의할 문제도 없다"고 밝혔으나, 실질적인 긴장 완화 국면에 보조를 맞추는 모습이다.
양측의 확성기 철거는 2018년 4·27 판문점 선언 때 합의된 사안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난해 6월 9일 우리 군이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 살포에 대응하며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북한 역시 상응 조치로 확성기를 다시 가동해 긴장이 고조됐다. 그 결과 접경지인 경기 파주, 김포, 연천 등에서는 낮밤을 가리지 않은 기괴한 소음에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해 왔다.
이날 남북의 확성기 철거 움직임은 한반도 군사적 긴장 완화 신호로 평가받는다. 군은 북한의 추가 철거 동향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히며, 추후 남북관계 변화에 따른 대응도 준비할 것임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