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800원 장마감…두산에너빌리티, 외국인 순매도 속 주가 방어 성공"
여름의 문턱인 6월 13일, 코스피 시장의 마지막 종이 울릴 때 두산에너빌리티의 차트 곡선은 조용한 반전을 그렸다. 시가 55,500원에서 시작한 주가는 매도의 물결 속 일시적으로 52,400원까지 미끄러졌으나, 이후 숨 고르며 54,800원에 닻을 내렸다. 종가는 전일보다 200원, 0.37% 올랐다.
이날 거래량은 1,300만 주 선까지 팽창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300만 주가 넘는 매물을 쏟아낸 탓에 불안이 감돈 상황이었다. 그러나 개인과 일부 기관의 힘이 어둠을 걷어냈다.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등 주요 매수 창구의 행보가 투자 심리에 짙은 여운을 남겼다.

두산에너빌리티의 2025년 1분기 실적은 분명 무거운 그림자가 길게 드리운다. 순이익 –212억 원, 주당순이익(EPS) –108원으로, 흑자전환의 숙제는 여전히 검은 돌멩이처럼 남아 있다. 주가수익비율(PER)은 적자를 드러낸 채 멎어 있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4.60배로 동종 업계 평균보다 높은 경향을 보인다. 투자자들은 숫자와 해석 사이, 낙관과 우려의 경계에 서 있다.
시장의 반전에는 외부 바람도 존재했다. 원전 사업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실용적 에너지 정책이 잇달아 공개되는 시점에 투자심리 한켠에 온기가 번져나갔다. 그러나 외국인 자금 이탈이 이어진다는 점, 급격한 변동성 장세가 삶처럼 예측 불가하다는 점에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하루였다.
두산에너빌리티에 투영된 시장의 진폭은 투자자, 그리고 이 기업의 미래를 꿈꾸는 이들에게 여전히 도전의 언어로 울린다. 정책 선언과 국제 자금의 움직임, 실적 리스크와 업종 재편 등 새로운 변화의 풍경이 펼쳐지는 지금, 투자자들은 변화의 의미와 리스크 관리에 주목해야 한다. 다음 주 예고된 정부 에너지 정책 지표 발표가 다시 한 번 시장에 신호탄을 쏘아 올릴지 조용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