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든 아내 둔기로 수차례 내려쳐”…가정폭력 반복에도 막지 못한 참극
서울 중랑구의 한 주택에서 70대 남성이 잠든 아내를 둔기로 수차례 내리쳐 살해하려 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되며, 반복되는 가정폭력 사건의 구조적 허점이 다시금 도마에 올랐다.
21일 서울 중랑경찰서에 따르면, 70대 남성 A씨는 이날 중랑구 자택에서 60대 아내 B씨가 잠든 틈을 타 머리를 둔기로 여러 차례 가격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인 B씨는 머리에 심한 상처를 입었으나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병원에서 봉합 수술을 받은 뒤 퇴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해자인 A씨는 범행 직후 현장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며, 현재까지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남편 A씨가 의식을 찾는 대로 정확한 경위와 동기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당 가정에서는 이미 지난달에도 유사한 사건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남편이 흉기를 들고 위협한다”며 112에 신고했으나, 이후 진술을 번복하는 등 조사 과정의 혼선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역시 분리 또는 접근금지 등 조치를 검토했지만, 피해자 요청에 따라 별도의 물리적 조치는 취하지 않은 채 ‘가정폭력 재발 우려 가정’ B등급 관리만 시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잇따른 위협 신호에도 실질적 보호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경찰과 사회 전반의 대응 시스템 미흡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정폭력 피해자가 진술을 번복하거나 조치를 거부하는 경우에도, 위험 징후가 반복된다면 사법기관의 보다 적극적介입과 보호 체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편, 경찰은 부부의 관계와 병력, 사건 전후 상황 등 다양한 정황을 추가로 조사하겠다는 방침이다. 해당 사건이 재발 방지 시스템의 한계를 보여준 만큼, 제도 개선과 위기 개입 실효성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과 관계 기관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추가 조치 여부와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