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과 교사 연애 미화 우려”…교총·전교조, 드라마 제작 중단 요구

교사와 초등학생 사이의 감정 묘사를 소재로 한 드라마 ‘내가 사랑하는 초등학생’의 제작을 놓고 교육계와 시민사회에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각각 해당 드라마가 “아동 보호와 교사 신뢰를 훼손한다”며 제작 중단을 공개 요구했다.

전교조는 지난 2일 성명을 내고 “‘내가 사랑하는 초등학생’의 드라마 소개글과 원작 웹툰에는 초등교사와 학생 간의 ‘연애’와 ‘로맨스’를 언급 혹은 암시하는 장면이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조직은 학생 임당수가 교사 심청아에게 진지한 눈빛을 보내거나, 교사가 학생 행동에 당황·설레는 감정을 보이는 대목 등 구체적인 예시까지 언급했다. 전교조 측은 “이런 장면들이 교사와 학생 간 감정이 연애로 오해·미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교육 현장을 왜곡하고 교사에 대한 신뢰를 깎는 동시에 학생 보호의 사회적 안전장치까지 파괴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논란의 중심에 선 ‘내가 사랑하는 초등학생’은 동명의 웹툰을 드라마화한 작품으로, 초등학교 교사가 게임에서 만난 캐릭터가 실제 자신의 제자였음을 깨닫는 설정을 담고 있다.

앞서 1일 교총도 공식 입장을 내고 “창작의 자유와 독창성이라는 명분 아래 아동의 성적 대상화를 시도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콘텐츠가 로맨스·판타지라는 이름으로 소비될 경우, 현실에서 ‘그루밍 범죄’의 심각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교총은 교사 캐릭터가 학생을 대상으로 가해자로 그려지는 점이 “교육 현장의 신뢰를 깨뜨리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두 단체는 “드라마 제작 즉각 중단 및 교사-학생 간 윤리, 아동 보호 원칙 준수”, “콘텐츠 자체 심의와 재발 방지책”을 요구했다.

이 같은 요구안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교직단체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실에서 유사 사례가 반복된다”면서 관련 법 개정, 방송 심의 강화 필요성을 제기한다.

무엇보다 교육 현장에서의 윤리와 학생 보호의 기준이 어디까지 허용돼야 하는가에 대한 논쟁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