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66타 질주”…김나영, 더헤븐 챔피언조 진출→첫 우승의 설렘 피어오르다
어둠을 깨우는 핸드폰 알람 소리에 조급함 대신 설렘과 강한 의지가 묻어났다. 김나영은 이틀 동안 이어진 더헤븐 마스터즈 2라운드에서 꾸준한 리듬을 유지하며, 묵직하게 자신만의 페이스를 이어갔다. 잔디 위에 쏟아지는 이른 아침의 햇살 속에서, 김나영은 다시 한 번 66타, 그리고 2위라는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22일 경기도 안산 더헤븐 컨트리클럽에서 치러진 KLPGA 투어 더헤븐 마스터즈 2라운드에서 김나영은 6언더파 66타, 이틀 연속 같은 점수로 2위를 기록했다. 중간합계 12언더파 132타로 챔피언조 진출을 확정하며, 리더보드 최상단을 차지했다. 단 1타 차이로 1위 이다연의 뒤를 바짝 좇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경기 운영은 쉽지 않았다. 2라운드는 일몰로 인해 7개 홀만 치렀고, 나머지 11개 홀은 다음날 아침부터 이어졌다. 김나영은 7번 홀까지 이미 버디 4개로 스타트를 끊은 데 이어 잔여 라운드에서도 흔들림 없이 버디 3개, 보기 1개로 꾸준히 타수를 줄였다. 이번 시즌 상금 랭킹 46위, 아직 이름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김나영이지만, 생애 첫 챔피언조 진출에도 차분함을 유지했다.
플레이 뒤 김나영은 “쇼트게임이 좋아져서 그린을 놓치더라도 리커버리에 성공했고, 퍼트도 넣을 건 다 넣었다”며 최근 상승세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루에 29개 홀을 소화하는 강행군에도 “연달아 경기하는 덕에 오히려 긴장이 적어졌다”고 담담하게 전했다.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는 기술보다 마음가짐을 강조했다. 김나영은 “기술보다는 평정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 표현에는 매 홀, 매 순간 흔들리지 않으려는 간절함과 첫 우승에 대한 기대감이 고스란히 배어 있었다.
한편 선두에 나선 이다연은 2023년 9월 이후 약 2년 만의 통산 9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지난해 신인왕 유현조가 2타 차 3위에서, 이동은이 5타 차 6위에서 추격전을 준비하며 팬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또한, 이날 박희영은 2라운드 종료 후 18번 홀에서 동생 박주영과 뜨거운 포옹으로 선수 생활의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관중석을 물들인 박수와 환호는 더헤븐 그라운드 위에서 또 다른 의미를 남겼다.
마지막 라운드의 막은 이제 서서히 내려앉고 있다. 김나영이 자신만의 페이스로 우승의 문턱을 넘어설 수 있을지, 그 설레는 순간은 안산의 짙은 여름 햇살 아래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더헤븐 마스터즈 최종 라운드는 오늘 개최되며, 팬들은 한 걸음 가까워진 역사적 장면을 눈앞에서 지켜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