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와 함께 살아갈 길”...한국에자이, 돌봄 강연으로 치매생태계 확장
치매 환자와 가족 중심의 통합 돌봄이 바이오 산업 내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제약기업 한국에자이는 지난달 31일 서울 본사에서 치매 진단 이후 돌봄과정에서 환자·가족·의료진이 어떻게 협력할 수 있을지 모색하는 공감 강연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치매 맞춤 치료부터, 예방 및 사회적 인식 개선까지 아우르는 통합 전략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이날 강연에는 ‘아빠의 아빠가 됐다’의 저자로 잘 알려진 조기현 작가가 연자로 참여했다. 조 작가는 돌봄 커뮤니티 ‘N인분’ 대표로, 치매 당사자 본인의 경험과 가족, 의료진이 함께 만들어가는 치료 여정에서의 핵심 관점들을 공유했다. 특히 치매 진단 초기 수용과 가족의 지지, 환자의 자기결정권 존중, 의료진-가족 간 신뢰 구축 등 현장에서 부딪히는 실제 사례를 언급하며 기존 병원 중심 치료의 한계를 뛰어넘는 ‘사람 중심 모델’의 필요성을 짚었다.

이어 열린 대화세션에서는 치매 진단 수용 과정에서 가족의 역할과, 의료진과의 소통·협력을 위한 조건 등이 주요 쟁점으로 논의됐다. 참가자들은 치매 확진이 가져오는 심리적 충격, 역할 변화, 환자와 가족 지원 정책의 공백 등을 지적하며, 보다 체계적인 돌봄 시스템 구축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특히 일본, 영국 등 선진국 사례에서처럼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리빙랩, 지역사회 연계 플랫폼 등이 통합 관리의 해법으로 거론됐다.
한국에자이는 최근 치매 리빙랩, D-Café 등 디지털 및 오프라인 융합 모델을 확장 중이라고 밝혔다. 환자 경험 데이터 기반의 서비스, 지역 중심 파트너십, 공공정책 제안 등 다양한 방식으로 치매 관리 패러다임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 정부 역시 치매국가책임제를 중심으로 정책적 지원을 강화 중이나, 데이터 연계·정보보호와 같은 규제 대응, 질환 특화 치료제의 의료현장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인증체계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치매 치료제 개발 뿐 아니라, 맞춤형 지원과 사회적 인식 개선까지 포괄하는 ‘통합형 치매생태계’ 구축이 국내 바이오산업의 혁신 방향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산업계는 실제 케어 모델이 보편적 서비스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