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메달 확정”…한국 혼성 계주팀, 구미서 데뷔→행운의 3위 입상
첫 등번호가 달리는 순간, 모든 시선은 구미 시민운동장의 트랙 끝을 향했다. 혼성 1,600m 계주에서 대표팀은 한 치의 실수 없이, 마음을 단단히 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달려나갔다. 치열함과 긴장, 예기치 못한 반전이 가득한 결승전에서 우정과 용기가 빛났다.
2025 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 혼성 1,600m 계주 결승전이 28일 구미에서 펼쳐졌다. 신민규, 김서윤, 주승균, 김주하로 구성된 한국 혼성 대표팀은 3분22초87을 기록하며 역주했다. 출전 자체가 이번 대회에서 처음이었던 만큼, 선수단의 긴장감도 높았지만 홈 팬들의 응원과 침착한 주자 교대로 안정된 경기를 이어갔다.

경기 내내 각국 선수들과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였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인도가 3분18초12의 기록으로 사실상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들어온 중국, 스리랑카는 모두 실격 처리됐다. 이로 인해 마지막 주자 김주하가 5위로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캐자흐스탄의 은메달에 이어 한국이 뜻밖의 동메달을 거머쥐게 됐다.
경기 후 김주하는 “첫 출전이라 부담과 기대가 컸지만, 팀원들을 믿고 완주한 것이 행운을 가져온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신민규 역시 “구미에서의 대회 출전이여서 더 큰 의미가 있었고, 이 메달이 한국 혼성 계주의 성장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혼성 1,600m 계주는 2019년 도하 대회에서 아시아선수권 정식 종목으로 지정됐으나, 한국 팀은 그동안 한 차례도 공식 무대에 나서지 못했다. 이번 구미 대회를 통해 공식 출전과 동시에 동메달이라는 값진 결과를 손에 쥐게 됐다.
내실 있는 경기 운영과 예측 불가능했던 레이스의 흐름, 실격이라는 극적인 변수까지 더해지며 한국 혼성 계주팀의 이름이 역사에 새겨졌다. 새롭게 기록된 이번 동메달은 응원의 함성과 함께, 앞으로 이어질 한국 혼성 육상의 또 다른 출발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구미 트랙 위를 내달리던 네 사람의 호흡은 한국 육상에 새로운 가능성과 희망을 남겼다. 경기장에 남은 긴장과 환희, 그리고 조용한 사색의 여운을 남기며, 대표팀은 2025 아시아육상선수권 현장을 기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