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티 셰플러 출격”…PGA 메모리얼 명승부→400만달러 우승 사투
잔잔한 아침 공기를 가르며 오하이오의 뮤어필드 빌리지 골프클럽에 세계 정상급 골퍼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각자 저마다의 타이틀을 가슴에 새긴 채, 우승 트로피와 400만달러의 상금을 향한 또 하나의 질주가 시작됐다. 치열한 자존심 경쟁과 숨막히는 집중력 속에서 PGA투어 시즌의 7번째 특급 대회, 더 메모리얼 토너먼트가 화려한 막을 올렸다.
대회의 무게감은 참가 선수들의 면면에서부터 느껴졌다.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와 잰더 쇼플리, 콜린 모리카와, 저스틴 토머스, 루드비그 오베리, 마쓰야마 히데키, 러셀 헨리 등 톱랭커들이 총출동해 코스를 누볐다. 특히 디펜딩 챔피언인 셰플러는 최근 6개 대회 연속 8위권 내 입상, 두 차례 우승의 상승세를 이번 대회로 이어가려 한다. 그러나 셰플러에게는 세 대회 연속 출전으로 인한 체력 안배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400만달러의 우승 상금을 둘러싼 주요 선수들의 욕심은 더욱 불을 지폈다. 콜린 모리카와는 11년 만의 대회 제패를 노리고 도전장을 내밀었고, 저스틴 토머스와 루드비그 오베리, 마쓰야마 히데키, 러셀 헨리 역시 우승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반면 세계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는 7년 만에 더 메모리얼에 불참하며 컨디션 조율에 집중, 다음 RBC 캐나다 오픈 출전을 준비한다는 계획을 내비쳤다.
코스 설계자이자 호스트로 나선 골프의 전설 잭 니클라우스가 만든 뮤어필드 빌리지 골프클럽은 익히 알려진 어려움으로 긴장감을 더했다. 지난해 단 11명만이 언더파를 기록할 만큼, 특히 마지막 18번 홀은 투어 전체에서 손꼽히는 난이도를 자랑한다. 페어웨이의 폭이 유독 좁고, 그린을 둘러싼 네 개의 벙커는 한 치의 방심도 허락하지 않는다. PGA 투어 역시 이 홀을 집중력의 한계를 시험하는 구간으로 꼽고 있다.
한국 선수들의 도전도 빼놓을 수 없다. 임성재와 김시우, 안병훈이 각자의 흉금을 안고 출전했다. 김시우는 최근 6개 대회 두 차례 톱10 진입 등 안정된 경기력을 유지하고, 과거 이 대회 4위 및 9위 입상 경험을 보유해 기대를 높인다. 임성재 역시 지난해 공동 8위로, 다시 한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겠다는 각오다.
경기가 이어지는 클럽 주변엔 묵직한 긴장감 속에서도 팬들의 함성과 시선이 쏟아졌다. 눈빛 아래 고인 불안과 설렘, 그리고 금빛 트로피를 바라보는 묵묵한 땀방울이 오하이오의 시간을 채웠다. 더 메모리얼 토너먼트가 끝난 뒤 이어질 US오픈을 앞둔 지금, 각국 선수들은 남은 샷마다 내일을 위한 자신만의 서사를 새겨간다. 이번 대회의 모든 장면은 골프 팬들에게 다시 한번 특별한 사유와 여운을 남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