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라부부 인형 경매, 한정판 2억 돌파”…팝마트 열풍, 세계 컬렉터 지형 흔들다→차세대 헬로키티 신드롬 확산 예고
베이징의 한 여름 밤, 피닉스 아트센터의 조명이 빛나던 순간, 중국을 대표하는 완구 기업 팝마트의 상징적 캐릭터 ‘라부부’가 또 한 번 새로운 역사를 썼다. 수많은 수집가와 예술 애호가들이 숨죽여 지켜본 전문 경매장에서, 푸른 토끼 귀와 날카로운 이빨이 인상적인 131cm 한정판 라부부 인형이 무려 2억원에 가까운 금액으로 낙찰됐다. 이 경매의 긴장과 열기는 한낮의 여름 햇살보다 더 뜨거웠고, 디지털 세상 속에서도 반향을 일으켜 웨이보의 조회수는 4500만을 돌파했다.
1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전언에 따르면, 이날 피닉스 아트센터에서 진행된 라부부 첫 전문 경매는 총 48점의 인형이 출품돼, 372만 위안, 우리 돈 약 7억1200만원에 달하는 총 낙찰가를 기록하며 새로운 시장의 주역임을 증명했다. 그중에서도 131cm ‘한정판’ 인형이 108만 위안, 수수료를 포함하면 124만 위안(약 2억380만원)에 손바뀜되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 작은 캐릭터가 수집가들의 갈망과 경쟁심을 자극하며, 리셀 시장에선 이미 수십 배의 프리미엄이 덧씌워진 채 거래되고 있다.

라부부는 팝마트가 선보인 수집형 완구 브랜드로, 블랙핑크의 리사와 팝스타 리한나가 SNS에 노출하며 전 세계 젊은 층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라부부를 ‘차세대 헬로키티’라 명명하며, 2025년 5월 구글 트렌드를 기준으로 라부부가 헬로키티를 추월한 첫 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러한 현상은 중국을 넘어 글로벌 컬렉터 시장의 위상과 흐름을 바꾸는 거대한 파도임을 시사한다.
이번 경매는 오프라인 현장에서만 벌어진 일이 아니었다. 수십만 명이 온라인 경매를 실시간 중계로 지켜보며, 웨이보 등 중국 최대 SNS 플랫폼에서 라부부 해시태그는 4500만 명의 열기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팝마트가 일으킨 이 디지털 컬쳐의 쓰나미가 아시아는 물론 미국과 유럽 등 세계 완구·문화시장의 판도까지 재편할 잠재력을 지녔다고 평가한다.
팝마트 관계자는 “완구 시장이 이제 단순한 아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젊은 소비자들의 정체성과 유행을 반영하는 문화적 상징으로 탈바꿈했다”고 설명했다. 현지 미디어, 그리고 JP모건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가도 ‘팝컬쳐 IP’의 성장스토리에 주목하고 있다. 한편, 수집품 열풍에 편승한 리셀 시장의 과열 현상과 진품 인증 문제 등은 향후 규제 문제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 청년층과 세계 컬렉터들이 촉각을 곤두세운 가운데, 라부부의 거침없는 행보가 이후 글로벌 시장의 새로운 문화 아이콘 경쟁을 어떻게 뒤바꿔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