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5위 도약”…최혜진·이소미, 3타차 추격→LPGA 멕시코오픈 첫 우승 도전
잔잔한 바람 속에서 시종일관 집중력을 잃지 않은 두 명의 선수가 리더보드 위를 차분히 오르내렸다. 최혜진과 이소미는 각자의 호흡으로 경기장을 누비며, 마지막까지 꿈꾸었던 첫 LPGA 정상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팬들은 이들의 묵묵한 뒷모습에 깊은 격려와 희망을 보내는 오후였다.
25일 멕시코 킨타나로오주 플라야 델 카르멘, 엘 카말레온 골프클럽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멕시코 리비에라 마야 오픈 3라운드. 최혜진과 이소미는 이날 나란히 4언더파 212타로 공동 5위에서 경기를 마쳤다. 특히 이소미는 4언더파 68타로 무려 20계단을 순식간에 뛰어오르며, 우승 경쟁자로 단숨에 자리매김했다. 최혜진 역시 타수를 줄이진 못했지만 안정적인 플레이로 선두권을 유지했다.

3라운드까지 선두는 재미교포 제니 배가 7언더파 209타로 지켰다. 이에 따라 최혜진과 이소미는 최종 라운드에서 3타 차, 역전 우승의 가능성을 남겼다. 둘 모두 LPGA에서는 아직 정상에 오르지 못해, 이번 멕시코 무대가 커리어의 새로운 빛을 더할 무대가 될지 기대가 모인다. 최혜진은 KLPGA 상금왕과 대상 등 다수의 트로피를 갖고 있으나, 2022년 미국 무대에서 기회의 끝을 놓치지 않으려는 각오가 깊다. 이소미 또한 KLPGA 5승에 빛나는 실력파로, LPGA 첫 정상에 달려드는 집념이 돋보였다.
동반자인 강혜지도 이날 3언더파 69타로 리더보드를 다시 쳐 올렸다. 2009년부터 LPGA에 도전한 강혜지 역시 아직 우승이 없던 터라, 첫 우승과 함께 자신의 꿈을 다시 그리기 시작했다. 반면 이정은, 신지은은 1타씩 잃으며 3언더파 213타 공동 12위로 다소 아쉬운 순위 변동을 겪었다.
버티며 앞서간 제니 배는 지난해 오거스타 아마추어 여자 대회 준우승을 계기로 2부 투어에서 기량을 인정받았다. 이번 대회에서도 1언더파 71타로 흔들림 없는 선두를 이어갔다. 2위권(6언더파 210타)에는 이와이 치사토, 장야휘가 1타 차로 추격했고, 가브리엘라 러플스는 2타 뒤진 5언더파로 4위에 올랐다.
최종 라운드는 26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메달색보다 선수들의 마지막 퍼팅, 다시 일어서는 순간, 흘러내리는 땀이 더 많은 이야기를 전한다. 최혜진과 이소미, 그리고 도전의 이름으로 다시 걷는 한국 선수들의 한 걸음이 리비에라 마야의 해질녘을 어떻게 바꿀지, 시청자의 마음은 이미 먼 길을 따라가고 있었다. LPGA 멕시코오픈 결승전은 26일 새벽, 한국 골프의 새로운 기록을 예고할 한 장면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