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70선 9개월 만에 돌파”…코스피, 외인·기관 대규모 매수에 연고점 경신
맑은 봄기운처럼 증시에 낙관이 가득했다. 2025년 5월 28일,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의 강력한 매수세에 힘입어 2,670선을 뚫고 연중 최고점에 도달했다. 아침부터 투자자들의 기대가 시장을 밝게 비췄고, 지수는 장중 2,692.47까지 오르며 약 9개월 만에 새로운 기록을 썼다. 그리해 이날 코스피는 1.25% 상승한 2,670.15를 기록하며 2월 19일 이후 최고의 종가를 남겼다.
이번 급등의 배경에는 여러 악센트가 조화롭게 얽혔다.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가 예상을 크게 상회하며 세계 증시에 긍정적 온기를 전했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하락은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자극했다. 여기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시장에 풍부한 유동성의 바람이 불었다.
![[표]투자자별 매매동향](https://cdn.presscon.ai/prod/129/images/resize/800/20250528/1748420624479_867310943.webp)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천35억 원과 7천429억 원 규모를 순매수하며 쏟아진 자금은 증시의 흐름을 바꿨다. 기관의 순매수는 3개월여 만의 최대치였다. 반면 개인들은 9천912억 원을 매도하며 경계심을 드러냈고, 코스닥 역시 외국인과 기관이 강한 순매수를, 개인은 매도를 보였다. 하루 동안 외국인과 기관의 합계 순매수가 1조 원을 훌쩍 넘으며 집단적 방향성을 이끌었다.
한국거래소가 공개한 1개월간 통계도 분위기를 증명한다. 외국인은 무려 2조1천930억 원어치를 집중 매수하며 국내 증시의 구심점이 됐다. 삼성전자(005930), 두산에너빌리티(034020), 삼성SDI(006400)와 같은 대형주에 자금이 쏠리면서 이들 기업의 주가는 동반 급등했다.
삼성전자와 두산에너빌리티, 삼성SDI 등은 각각 1,187억 원, 551억 원, 390억 원 등 주목할 만한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시장 전면에 부상했다. 현대로템, 현대건설 같은 중대형주에도 수요가 유입됐으나, 방산주의 경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701억 원 매도되는 등 일부 조정 흐름도 포착됐다.
기관 투자자들도 IT 대형주에 무게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000660)에 대한 매수세가 각각 1,938억 원, 1,822억 원씩 집중됐고, LG에너지솔루션, 현대차, 삼성SDI에도 적극적으로 손길을 더했다. 다만 일부 건설, 에너지 업종에서는 매도세가 맞섰으며, 이는 산업 전망과 단기 기술적 흐름이 공존한 결과로 해석된다.
이날 시장의 별자리는 단연 반도체 업종이었다. 삼성전자는 3.71%, SK하이닉스는 2.72% 치솟으며 지수 전체를 끌어올렸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둔 기대, 그리고 미국 테슬라 주가 급등 효과로 이차전지주도 강세였다. 삼성SDI는 8.68%, LG에너지솔루션은 6.06%, POSCO홀딩스는 5.27%의 상승률을 보이며 환호를 자아냈다.
반면 방산과 조선주는 이날만큼은 주춤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6.20% 하락했고, 현대로템과 한화오션도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조선 업종의 주요 종목에서도 약세가 감지됐다.
엔터테인먼트주는 장 초반 매각설과 52주 신고가 등으로 주목받았으나, 결국 하락 마감했다. 에스엠은 기대감을 뒤로한 채 하락했고 와이지엔터테인먼트도 장중 강세를 반납했다.
코스닥지수 역시 상승 기조를 잇고 있었다. 728.79에 마감해 소폭 올랐다. 에코프로비엠(247540), 에코프로(086520)가 각각 9.36%, 6.65% 급등해 코스닥 분위기를 달궜다. 제약바이오주는 일부 약세였고, 특히 휴젤은 10.36% 급락해 이목을 모았다.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11조2천300억 원, 코스닥은 6조5천140억 원에 이르렀다. 그중에서도 코스피 거래대금은 전일 대비 3조 원 넘게 증가해 늘어난 투자심리와 유동성 회복을 증명했다.
이날 시장의 흐름은 외부 환경과 실적 기대, 정책 변동성 등 복합적인 요인 아래에 춤을 추었다. 반도체와 이차전지의 약진은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기회와 기대를 안겼지만, 업종 간 차별화도 두드러져 냉철한 선택의 시간을 예고했다. 오르는 주가와 요동치는 거래량 속에서 투자자들은 다시금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점검해야 한다. 코스피가 일궈낸 새로운 기록 뒤로, 이제 시장은 기준금리 정책과 다음 첨단 업종의 움직임을 향해 다시 깊은 숨을 고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