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애니메이션 클러스터 예산 2천억 ‘증액 미스터리’”…조계원, 김건희 개입 의혹 文체부 국감서 집중 제기

한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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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조계원 의원과 전남 순천시를 둘러싼 정치적 충돌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맞붙었다. 순천 애니메이션 클러스터 조성사업 예산이 당초 300억원에서 2천억원으로 크게 늘어난 배경을 두고, 조 의원은 김건희 여사의 개입 의혹을 집중 제기하며 문체부에 대한 공개 질의를 이어갔다. 문체부와 순천시, 국회의원 간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예산 증액 과정의 투명성 문제가 정국 격랑으로 부상했다.

 

29일 국회에서 열린 문체위 종합감사에서 조계원 의원은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대상으로 순천시 애니메이션 클러스터 사업 예산 집행 과정을 따져물었다. 조 의원은 2023년 9월 순천 한 교회에서 노관규 순천시장의 발언 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며 “문체부 예산안 증액의 미스터리, 국가 정원 습지센터로 무리하게 사업지가 확대된 점, 남문터 광장 시설물 철거와 예산 낭비 의혹 등 모든 퍼즐의 시작점이 여기에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영상 속 노관규 시장이 “우리나라 최고의 전문가가 김건희 여사라고 그런다. 그럼 브리핑해야 할 거 아니냐. 브리핑한 뒤 300억짜리가 2천억짜리로 늘었다”고 발언한 점을 강조하며, 조 의원은 김건희 여사와 박보균 전 문체부 장관의 통화 내역 등 구체적 정황을 거론했다. 그는 최휘영 장관에게 “김건희 인사 개입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느냐”고 직설적으로 물었고, 최 장관은 “사실이라면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짧게 답변했다.

 

조 의원은 이어 “2023년 4월 작성된 순천시 출장 보고서에 따르면 애니메이션 클러스터 사업은 1단계 310억원, 2단계 1천690억원 등 2천억원 규모로 추진됐다”며, 박보균 전 장관의 별도 지시가 있었는지도 문체부 국장에게 질의했다. 문체부 국장은 “순천시 요청 예산을 긍정적·적극적으로 검토하라는 지시는 받은 것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다만, 조 의원은 2단계 사업이 비상계엄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예산이 집행되지 않았다는 점도 언급했다.

 

남문터 광장 시설물 철거 과정에 국비가 투입된 정황이 드러나자, 조 의원은 “사실상 범죄 행위”라며 문체부 차원의 감사와 고발 조치도 촉구했다.

 

이에 순천시 측은 강하게 반박했다. 순천시 관계자는 “국비 확보를 위해 23번이나 상급기관을 방문했다”며 “사업 추진을 위해 부서에서 수십 차례 고생했는데 국회의원이 도움은 주지 않고 되레 공격하면 앞으로 문체부에서 국비를 지원해 주겠느냐”고 지적했다.

 

애초 순천시와 관계가 껄끄러운 것으로 알려진 조계원 의원은 지난 14일 문화체육관광부 국감에서도 노관규 시장을 증인으로 불러 순천시정 전반에 강도 높은 질의를 쏟아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종합감사에서는 노 시장이 시정질문 행사를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이날 국회에서는 순천시 애니메이션 클러스터 예산 확대와 김건희 여사 개입 의혹을 놓고 여야 간 강대강 충돌이 펼쳐진 가운데, 문체부와 지방정부 간 예산 협의의 절차적 투명성, 정치인 영향력 논란이 더욱 증폭됐다. 국회는 해당 사안에 대한 추가 자료 제출과 향후 감사 진행 여부를 두고 다음 회기 논의에 나설 계획이다.

한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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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원의원#김건희여사#순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