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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산 말차 가격 30% 급등”…공급난·관세에 글로벌 소비자 ‘부담’ 가중
국제

“일본산 말차 가격 30% 급등”…공급난·관세에 글로벌 소비자 ‘부담’ 가중

한지성 기자
입력

현지시각 기준 4일, 일본산 말차(抹茶)의 글로벌 수요 급증과 공급난, 그리고 미국의 관세 인상이 겹치며 세계 각국에서 말차 가격이 치솟고 있다. 대표적인 일본 전통 식재료로 꼽히는 말차는 최근 스타벅스 메뉴와 각종 디저트부터 틱톡,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한 '말차 레시피' 유행까지 맞물리며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 내 폭염과 이상기후, 젊은 노동력 부족까지 재배 환경 악화로 공급이 뒷받침되지 못해 유통현장에서는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일본 교토 지역은 세계 말차 원료의 약 4분의 1을 공급하지만, 최근 빈발한 이상고온의 기상 악화로 잎차 생산량이 급감했다. 일본 내 청년 생산인구 감소까지 겹치면서 현지 다도 매장마저 공급대란을 체감하고 있다. 미국의 차 수입업체 미즈바티컴퍼니 관계자는 “예전에는 한 달 치 공급분이 며칠 만에 동나 일부 카페는 하루 1kg 이상의 말차를 주문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일부 일본 체험 매장에서는 구매량 제한을 두고, 도쿄·교토 다도 브랜드 역시 입고 대기 시간이 이전보다 대폭 늘었다. 한 다도사는 “며칠이면 되던 물량이 이제 일주일 이상 걸린다”고 토로했다.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문제는 가격 인상에도 있다. 말차 체험 매장 상당수는 올 들어 이미 말차 소매가를 약 30% 올렸고, 미국 내 소비자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는 미국 정부가 일본산 제품에 15% 수입관세를 추가 부과하면서 비용 상승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실제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일본산 말차 생산량은 2010년부터 2023년까지 3배 넘게 늘었고, 지난해 녹차류 수출액은 전년 대비 25% 증가해 약 2조 5천억 원에 달했다. 그러나 시장 일각에서는 일부 고급 말차가 요리 재료 또는 재판매로 과소비되며 품질 저하와 가격 거품까지 더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BBC 등 주요 외신은 ‘세계적인 일본산 말차 공급난, 글로벌 식문화의 급격한 변화’로 분석하며, 고급 식재료 시장의 가격 왜곡을 지적했다. 일본 내 카페 브랜드 ‘더 말차 도쿄’ 관계자는 “현재 저품질 말차도 고가에 거래되고 있지만, 앞으로 2~3년 내에 거품이 걷히며 수요가 조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계 전문가들은 현 추세가 일본 내 생산조건 개선 및 국제 무역 환경 변화와 맞물려 있는 것으로 판단하며, “이번 사태가 수출 주도 품목의 시장 구조와 가격 안정에 중장기적 재설계를 촉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사회는 세계적 말차 열풍이 단순한 일시적 현상인지, 장기 트렌드로 정착할지 주목하고 있다.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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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말차#관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