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P 비전으로 한-아세안 협력 강화”…이재명 대통령, 27일 정상회의서 대북정책 논의도 시사
한-아세안 협력의 외연 확장과 핵심 전략이 다시 한 번 국제 무대의 중심에 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개최되는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 ‘CSP(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비전’을 공식화하며 아세안 국가와의 미래 협력 그림을 내놓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26일 이 같은 방침을 밝혔으며, 올해 회의가 이재명 정부의 아세안 중시 기조를 천명하는 실질 첫 행보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현지 브리핑에서 “한국에서 아세안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내일 회의는 이재명 정부 아세안 중시 기조의 데뷔 무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CSP 비전은 ‘기여자(Contributor)’ ‘도약판(Springboard)’ ‘평화와 안보의 파트너(Partner for peace and security)’라는 3대 키워드로, 2029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개최 의지도 담겼다.

구체적으로 ‘C’에 해당하는 기여자는 아세안 청년 지원 제도 구축 의지로 풀이된다. ‘S’는 공동 성장, 혁신, 양적·질적 교류 확대를 의미한다고 위 실장은 설명했다. 또한 ‘P’에는 역내 안보와 평화 도모, 초국가범죄 근절을 위한 수사 공조 강화 구상이 담겼다.
한반도 평화와 대북정책에 대한 논의도 가능성을 넓혔다. 위 실장은 “우리의 대북정책 전반에 대해 아세안과 협의를 갖고 있으며, 그에 대한 아세안의 호의를 유도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반도 문제 관련 성명 발표에 대해서도 “그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나 북한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유일하게 참여 중이라는 점에 대해선 “올해 현재까지 별다른 계기 없었다”며 신중론을 보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번 회의 직후 한중일 아세안+3 정상들과 마주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금융, 식량안보 등 현안이 논의되는 이 자리에서 한중일 정상급 인사들과 첫 대면이 성사될지 관심이 쏠린다. 위 실장은 “중국, 일본 정상과 조우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으나 본격적 대화는 다음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 대통령의 이번 아세안 행보가 신남방정책 계승과 함께 대북 정책 접점 확보, 한중일 관계 관리라는 다면적 외교 전략의 신호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권에선 역동적 신흥시장 확장 효과를, 야권에서는 실효성 검증 필요성을 각각 지적하는 분위기다. 한편 위 실장은 앞선 일본 방문 당시 아소 다로,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와의 면담 내용을 전하며 “이들이 한일관계 발전에 계속해서 역할을 하겠단 뜻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날 정상회의에서는 아세안과 한국이 미래지향적 비전과 한반도 평화, 역내 경제협력 방안을 두고 심도 있는 논의에 돌입할 전망이다. 정부는 차기 국제회의 일정과 연계해 아세안 및 동북아 평화, 안보 협력의 외교 지평 확대를 지속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