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3일 만의 이도류 귀환”…오타니 쇼헤이, 선발투수 타점 행진→다저스 3연승 견인
가벼운 미소와 함께 마운드 위에 오른 오타니 쇼헤이는 공백을 무색케 하는 피칭과 타격으로 야구팬의 시선을 단숨에 모았다. 수술 이후 첫 공식경기 복귀에 나선 그의 어깨엔 기대와 설렘이 교차했고, 다저스타디움의 분위기는 그의 투구 하나마다 고조됐다. 663일 만에 다시 선발투수와 1번 타자라는 야구사를 함께 쓴 하루, 현장엔 잊혀지지 않을 여운이 맴돌았다.
오타니 쇼헤이는 1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선발 투수이자 1번 타자로 동시에 출장했다. 내셔널리그에서 선발투수가 1번 타자인 사례는 1901년 짐 존스, 1953년 앨빈 다크 이후 72년 만이다. 오타니는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처음 마운드를 밟아 1이닝 2피안타 1실점(최고 구속 161㎞)을 기록했다.

1회초, 오타니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와 루이스 아라에스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선취점을 내줬다. 그러나 매니 마차도를 희생플라이로 처리하며 큰 위기를 넘겼다. 투구 수 28개 가운데 스위퍼 10개, 직구 9개, 싱커 8개, 스플리터 1개 등 변화를 준 구종이 눈길을 끌었다. 장타를 막아낸 중견수 안디 파헤스, 2루수 토미 현수 에드먼의 호수비는 오타니의 어깨를 한층 가볍게 했다.
경기 후 오타니는 “다시 마운드에 서서 설렜다. 팬과 동료들에게 깊이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 또한 “오타니라면 선발투수면서 1번 타자도 거뜬히 소화할 수 있다”며 신뢰를 드러냈다.
타석에서도 그의 존재감은 명확했다. 4차례 타석에서 오타니는 2안타 2타점으로 팀 공격에 공을 세웠다. 0-1로 뒤진 3회말 2사 3루에서는 1타점 2루타로 반격의 신호탄을 쐈고, 4-2로 앞선 4회 2사 1,2루에서는 1타점 적시타로 점수를 추가했다.
홈팬들은 오타니의 투타겸업 복귀에 뜨거운 환호를 쏟아냈다. SNS와 팬 커뮤니티에는 “이도류의 완벽한 컴백”, “다저스의 진정한 1번 타자”라는 찬사가 이어졌다.
다저스는 이날 샌디에이고를 6-3으로 제압하며 3연승의 상승세를 달렸다. 이번 승리로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 자리를 단단히 지켰다. 오타니의 투수 복귀는 지난 2023년 8월 24일 이후 정확히 663일 만이다. 팔꿈치 수술 이후 처음으로 공식 경기를 소화한 그는 투타 두 포지션 모두에서 팬들의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켰다.
다저스는 이번 3연승을 발판으로 6월 하순에도 투타의 균형을 잃지 않으며 강자의 면모를 이어가고 있다. 다음 경기는 18일 같은 장소에서 샌디에이고와 다시 펼쳐질 예정이다.
경기가 끝난 다저스타디움에는 겹겹이 쌓인 박수와 함성만이 오래도록 남았다. 어떤 위대한 복귀도 변함없는 준비와 마음의 힘에서 비롯되듯, 오타니 쇼헤이의 오늘은 야구가 선사할 수 있는 희망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의 다음 맞대결은 6월 18일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