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쇼크 우려에 리스크 오프 강화”…미국 증시, 빅테크 약세와 변동성 급등
현지시각 기준 18일 오전, 미국(USA) 뉴욕증시가 장 초반부터 일제히 약세를 보이며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엔비디아(NVIDIA)의 실적 발표와 9월 고용지표,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경로를 앞두고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며 방어 태세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이번 조정은 인공지능(AI) 관련 빅테크와 가상자산, 레버리지 ETF 등 고위험 자산에 집중적으로 나타나며, 한국 투자자들, 이른바 서학개미의 계좌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현지시각 기준 18일 오전 10시 37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500 지수는 6,646.36으로 0.39% 하락했고, 나스닥종합지수는 0.59% 내렸다. 다우존스 지수도 0.75% 떨어졌고, 나스닥100 지수 역시 0.51% 하락하면서 성장주 전반에 매도 우위가 뚜렷하다. 변동성 지표인 시카고옵션거래소 VIX 지수는 23.65까지 급등해 투자자 불안 심리가 빠르게 높아지는 양상이다. 중소형주를 대표하는 러셀2000 지수도 약세를 보이며, 미국 증시 전반이 동시다발적인 조정을 겪고 있다.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118/1763477267535_367790906.jpg)
시장 약세 배경에는 거시지표 공백, 기업 실적 이벤트, 연준 정책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잭스 인베스트먼트 리서치는 11월 들어 미국 증시가 “진흙 미끄럼길을 내려오듯” 완만하지만 끈질긴 조정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S&P500 시가총액 비중이 큰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호실적이 나와도 고평가 논란이 재부각될 수 있다는 경계감이 팽배해 지수 방향성을 가로막고 있다는 분석이다. 잭스에 따르면 최근 5거래일 기준 주요 지수는 S&P500 약 3%, 러셀2000 5%대 낙폭을 기록했으며, 투자자들은 명확한 신호가 나올 때까지 포지션을 줄이며 리스크 오프 모드를 강화하고 있다.
고용지표 역시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정부 셧다운 장기화로 공식 통계 발표가 지연되는 가운데, 민간 고용업체 ADP의 시범 집계에 따르면 최근 3주 중 2주에서 민간 일자리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주에는 1만1천 개, 지난주에는 2,500개 일자리가 줄어들며 민간 부문 고용 둔화 가능성이 부각됐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를 자극해 채권시장에는 완화적 메시지를 주지만, 주식시장에서는 성장 둔화와 이익 전망 하향 우려를 키우며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찰스 슈왑은 이날까지 뉴욕증시가 4거래일 연속 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AI 관련주와 가상자산 관련주의 변동성이 특히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11월 들어 반도체 업종이 약 8% 하락했고, 비트코인은 월초 고점 대비 두 자릿수 낙폭을 기록했다. 슈왑은 “투기적 성격이 강한 자산에서 먼저 공기 빠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한 달간 VIX가 20선을 상회하는 구간이 늘고 하루 1% 이상 급락한 거래일 수도 증가하는 등, 지수 레벨은 사상 최고치 대비 크게 떨어지지 않았지만 내면에서는 투자자 긴장도가 뚜렷이 높아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웰스파고는 전일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한 데 이어, 이날 개장 전 선물시장에서도 다우·S&P500·나스닥100 선물이 0.5~0.7% 하락 출발했다고 전했다. 뉴욕 연은 제조업지수와 일부 실물지표는 예상보다 양호했지만, 투자자들은 경기 회복 신호보다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과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와 계속 청구 건수가 모두 늘어나면서 노동시장이 서서히 식고 있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는데, 이는 성장 둔화 우려와 통화 완화 기대를 동시에 키우는 모순된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기업 실적 측면에서는 미국 홈임프루브먼트 업체 홈디포(Home Depot)가 시장 기대를 다소 밑도는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주당순이익은 3.74달러로 컨센서스(3.81달러)에 못 미쳤고, 4분기와 연간 가이던스도 눈높이를 낮추는 방향으로 제시됐다. 매출이 413억5천만달러로 시장 기대를 소폭 웃돈 점이 방어 요인이지만, 약한 주택 경기와 고금리로 인한 모기지 부담, 이민 단속 강화 등이 실적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홈디포 주가는 장초반 추가 하락 압력을 받으며, 소비 여력과 주택 관련 지출에 대한 우려를 다시 자극했다.
이 같은 거시와 실적, 정책 이슈가 겹치면서, 한국 투자자들이 대거 보유한 미국 빅테크 종목도 약세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서학개미 상위 보유 종목 중 테슬라는 0.76% 하락하고 있고, 엔비디아는 1.5% 내리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조정을 확대 중이다. 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 테크 역시 약세를 보이며, AI·클라우드 대표주인 마이크로소프트도 1%대 하락하고 있다. 반면 애플은 0.8%대 상승으로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알파벳 A는 보합권에서 버티는 등 종목별 방어력은 엇갈린다. 인베스코QQQ,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뱅가드 S&P500 ETF 등 대표 인덱스 상품도 동반 하락해 서학개미의 패시브·레버리지 포지션 전반에 조정이 나타나고 있다. 그 가운데 양자컴퓨팅 테마주 아이온큐는 2%대 오름세를 유지하며, 개별 모멘텀에 기반한 선별적 매수세가 일부 종목에서 여전히 살아 있음을 보여준다.
보관금액 지표를 보면 서학개미의 미국 증시 선호는 여전히 강하다. 한국예탁결제원 자료에 따르면 11월 14일 기준 보관금액 상위 10개 종목은 테슬라(36조7,341억원), 엔비디아(25조9,663억원), 팔란티어 테크(9조3,787억원), 애플, 알파벳 A, 마이크로소프트, 인베스코QQQ, 아이온큐,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 뱅가드 S&P500 ETF 순이다. 이 가운데 엔비디아, 테슬라, 아이온큐, 팔란티어 테크, 각종 레버리지 ETF에 11월 14일 하루 동안 수천억 원대 자금이 유입됐다. 11월 14일 수치와 18일 장중 시세 사이에는 시차가 존재하지만, 자금이 고변동성 성장주와 인덱스 ETF에 집중돼 있다는 구조는 분명하다.
보관금액 상위 11~20위 종목을 보면 브로드컴, 디렉션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ETF,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강세 1.5배 ETF, SPDR S&P500, 슈왑 미국 배당주 ETF, 아마존닷컴, 메타 플랫폼, Invesco NASDAQ 100, 프로셰어즈 울트라 QQQ ETF, 아이셰어즈 0~3개월 미국 국채 ETF 등이 포진해 있다. 장초반에는 브로드컴과 초단기 국채 ETF 등 방어적 성격이 강한 자산 일부가 상승했고, 반대로 세미컨덕터 3배 레버리지 ETF, 아마존, 메타, 주요 지수 ETF는 동반 하락했다. 이는 서학개미 자금이 빅테크와 레버리지 상품에 높은 비중으로 배치된 상황에서, 변동성 확대 국면에 들어서면 지수와 섹터 전체가 흔들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보면 서학개미의 미국 증시 상위 50개 종목 보관금액은 11월 14일 기준 169조원 수준이다. 10월 말 이후 일별 보관금액은 170조원 안팎에서 빠르게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하고 있으며, 월별로는 2025년 1·2월 저점(150조원대)에서 10월 248조원까지 크게 늘었다가 11월 228조원대로 다소 후퇴했다. 10월 최고치 대비 8%가량 줄었지만, 연초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미국 증시에 대한 구조적 선호 자체는 유지되는 모양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레버리지 ETF와 고변동성 성장주 비중이 확대된 점은 시장 충격 시 손실 폭을 키울 수 있는 잠재 리스크로 지적된다.
환율 요인도 서학개미 수익률에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11월 18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62원으로 전일 대비 0.5원 하락해, 달러 자산 보유자 입장에서는 달러 표시 수익률 대비 원화 환산 수익률이 다소 낮아지는 구조다. 변동 폭이 크지 않아 현재로서는 개별 종목과 지수의 움직임이 성과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보인다.
시장 심리 측면에서는 비트코인이 9만달러 아래로 밀리며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고, 전략적 보유자의 매수에도 불구하고 관련주 낙폭이 비트코인보다 더 크다는 점이 지적된다. 블루 아울 캐피털이 사모 크레딧 펀드 환매를 제한하고, 일부 항공사 주가가 셧다운 여파에 따른 4분기 실적 우려로 약세를 보이는 등, 크레딧 리스크와 실적 불확실성이 금융·산업 전반으로 번지는 조짐도 나타난다. 위험자산 전반에서 디레버리징과 포지션 축소가 동시에 진행되는 구도다.
종합하면 뉴욕증시는 엔비디아 실적, 고용지표, 연준 의사록 발표를 앞둔 경계 속에 빅테크와 AI·반도체, 레버리지 ETF, 가상자산 등 고위험 자산 중심의 차익 실현이 이어지고 있다. 서학개미의 보관금액 데이터는 미국 증시에 대한 구조적 선호와 저가 매수 의지를 보여주지만, 상위 보유 종목이 소수 섹터에 집중된 구조는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손실 위험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향후 엔비디아 실적과 고용지표 결과에 따라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가 다시 회복될지, 아니면 조정 국면이 길어질지에 대한 시장의 탐색전이 이어질 전망이다. 국제사회와 투자자들은 이번 발표들이 실제 자금 흐름과 금융시장 안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