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8수 승부의 전율”…신진서, 쏘팔코사놀 초대왕좌→9번째 메이저 영광
218수까지 치열하게 이어진 숨가쁜 승부가 끝났다. 바둑TV스튜디오를 가득 채운 긴장감, 우변에서 시작된 미세한 변화는 그 자체로 역전의 흥분을 안겼다. 신진서는 백돌의 가능성을 끌어올리며 투샤오위를 불계로 제압, 쏘팔코사놀 세계최고기사결정전 첫 번째 챔피언이란 이름을 안았다.
서울 성동구 마장로 한국기원 내 바둑TV스튜디오에서 제1회 쏘팔코사놀 세계최고기사결정전 결승 3번기 최종국이 12일 성대하게 치러졌다. 두 정상기사 신진서 9단과 투샤오위 9단이 맞붙은 이 대국에서 신진서는 1차전 패배 뒤, 2·3국 연달아 승리하며 종합전적 2승 1패로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개인 통산 9번째 메이저 세계대회 우승과 함께 삼단 뛰기의 벽을 넘어섰다.

결승 최종국에서 신진서는 백을 쥐고 초반 포석 싸움 이후, 우변에서 드러난 상대의 실수를 집요하게 파고들며 주도권을 확보했다. 이후 투샤오위가 상변, 좌변에서 연속적으로 굳히기를 시도했으나, 신진서는 빈틈 없는 수읽기로 흔들림 없이 판을 지켜냈다. 마침내 투샤오위가 돌을 거두며 불계승이 확정됐다.
특히 이번 우승은 신진서에게 의미가 깊다. 그간 결승 3번기 1경기 패배 뒤 아쉽게 타이틀을 놓치는 일이 많았으나, 이날 승리로 징크스를 과감히 극복해냈다. 경기 후 신진서는 “1국에서 진 것이 오히려 부담을 덜어줘 내 바둑을 두는 데 도움을 받았다”고 전하며, 한층 더 성장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번 성과로 신진서는 세계 메이저 대회 통산 9회 우승, 조훈현과 함께 역대 3위(이창호 17회, 이세돌 14회)라는 기록을 추가했다. 더불어 투샤오위와의 맞대결 전적도 6승 2패 우위를 굳혔다. 대회 우승 상금은 2억원, 준우승은 1억원이며, 제한시간은 각 1시간에 추가 30초 피셔 룰로 진행됐다.
힘겹게 쌓은 한 판의 상흔, 흔들림을 이겨내고 일어선 이름. 관중은 조용히 숨을 삼켰고, 신진서의 미소엔 지난 고비마다 쌓아온 인내와 기회가 응축됐다. 바둑의 깊은 세계, 그 긴장과 위로의 시간은 이날 스튜디오를 가득 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