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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공습에 숨 가쁜 중동…네타냐후, 총리직 걸고 전면전 도박→이란 핵협상 붕괴 수순”
국제

“이스라엘 공습에 숨 가쁜 중동…네타냐후, 총리직 걸고 전면전 도박→이란 핵협상 붕괴 수순”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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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지형에 아침 노을이 스며드는 시간, 이스라엘과 이란의 하늘은 전례 없는 긴장과 분노로 물들고 있다. 이희수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이자 이슬람문화연구소장은 16일 유튜브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스라엘이 감행한 이란 공습이 단순한 군사행동의 차원을 넘어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 파탄, 그리고 네타냐후 총리 정치 생존의 벼랑 끝 도박이라는 복합적 맥락을 지녔다고 진단했다.

 

이스라엘은 이란 핵 관련 군사시설과 함께 핵 과학자, 수뇌부를 선별적으로 타격했다. 최초 희생자는 미국-이란 핵협상의 핵심인물이자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수석 안보보좌관 샴카니로, 이 공습의 섬뜩한 목적과 범위가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은 미군의 전략자산 통행과 지원 없인 작전이 불가능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미국이 핵협상 기간 중에는 원치 않았으나 사전 통보를 통해 사실상 허용의 제스처를 취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희수 / 유튜브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
이희수 / 유튜브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

사건의 배경에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절체절명의 정치적 위기가 있다. 공습 전날인 6월 12일, 이스라엘 의회에서 네타냐후에 대한 불신임안이 불과 한 표 차로 겨우 기각됐다. 재불신임안 상정이 6개월간 금지되는 이스라엘 정치 규정상, 네타냐후는 감옥행 위기와 정치생명의 마지막 기로에 놓였다. 이 복잡한 상황에서 그는 극단의 군사행동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이란 역시 전례 없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자체 개발한 탄도미사일 ‘하지카심’을 처음 공개·발사해, 이스라엘의 미사일 방어망을 관통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목표는 네타냐후 사저, 하이파 정유공장, 방위 중심부 등 이스라엘의 핵심 심장부였다. 이 교수는 이스라엘 국민이 건국 이후 최대의 충격을 경험했다고 전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같은 날 이란의 농축우라늄 활동 지속을 발표하며 이스라엘에 명분을 제공하였고, 가자지구 문제까지 겹치며, 사태는 미국과 이스라엘 대 전 세계로 확전되는 양상이다. 영국, 프랑스, 독일 정상은 가자지구 인도적 학살을 중단하지 않으면 이스라엘에 대해 경제 제재와 무기 수출 중단을 시사하며 유럽의 경고 목소리가 한층 높아졌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네타냐후의 관계 변화 역시 극적 전환점이 됐다. 트럼프가 최근 중동 순방에서 이스라엘을 제외하며 외교적으로 거리를 두고, 이스라엘에 우호적이던 보좌관을 해임한 뒤 네타냐후는 전면전을 결행하는 결단에 이르렀다.

 

이란은 추가 공격이 없다면 공습을 멈추겠다는 신호를 보냈지만, 미국과 이란이 예정했던 핵협상은 결국 중단되었고, 당분간 이스라엘의 공세는 지속될 조짐이다. 이 교수는 전면전이 장기화되기 어렵다고 내다보면서, 양측이 더 큰 전면 충돌로 넘어가지 않기를 바란다는 희망도 내비쳤다.

 

가시밭길 위에 선 중동, 각국 정상이 숨 죽인 채 다음 장면을 기다린다. 단 한 번의 오판이 지역 전체의 근간을 흔들 위기 속에서, 국제사회와 이란, 그리고 이스라엘 모두 어느 때보다 절박한 평화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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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미국#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