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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흔들린 교실의 침묵”…P예고, 진실의 목소리→끝나지 않은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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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흔들린 교실의 침묵”…P예고, 진실의 목소리→끝나지 않은 상처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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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내려앉은 새벽, 아파트 화단에서 차가운 진실이 멈춰 있었다. MBC ‘PD수첩’은 부산의 한 예술고등학교에서 벌어진 세 여고생 사망 사건을 정면으로 다루며, 침묵 속에서 울려 퍼지는 학생과 가족의 목소리를 조명했다. 이름도 웃음도 평소와 다름없이 남아 있던 학생들이 이유를 알 수 없는 선택을 한 순간, 남겨진 어머니의 고통스러운 증언은 보는 이들의 숨을 멎게 했다. 그러나 죽음의 경계에는 학생을 압박하는 학교장 중심의 권력 구조, 그리고 학원과의 은밀한 결탁이 틈입해 있었다.

 

방송은 사건의 발단부터 진상을 파고들었다. 학업 스트레스, 강사와의 갈등 등 거듭된 의혹 속에서도, 최근 부임한 전임강사 김 씨(가명)의 폭언과 부적절한 처신이 복수의 학부모와 학교장에 의해 지목됐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학생들이 학교장의 승인 없이는 학원도 자유롭게 다닐 수 없는 체계가 엄연하게 존재했다. 일부 학원장은 학부모에게 학교장 명목의 사례금을 요구하며, 학교장의 뜻에 부합하지 않으면 학생은 배제와 폭력의 대상으로 내몰렸다. 무엇보다 학교장과 특정 학원장이 학생의 미래를 거래하는 충격적인 녹취록이 공개돼 시청자들에게 깊은 충격을 남겼다.

출처: MBC PD수첩
출처: MBC PD수첩

4년 전에도 이 학교에서는 한 학생이 세상을 떠난 일이 있었다. 그때에도 학교장의 폭언과 괴롭힘이 배경에 있었다는 또 다른 증언이 나왔다. ‘PD수첩’은 권력에 휘둘리는 학생들의 현실, 그들이 소리 내어 말하지 못했던 상처를 집요하게 추적했다. 반복되는 비극을 바라보며, 제작진은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벗어나지 못한 아이들의 외침에 귀 기울였다.

 

이번 ‘PD수첩’은 P예고를 둘러싼 음울한 구조와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증언을 전면으로 다루며, 폐쇄된 교실에서 연이어 울려 퍼진 비극의 고리를 어떻게 끊을 수 있을지 시청자에게 숙고의 시간을 남겼다. ‘PD수첩’은 각종 사회 문제의 실체와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추적하는 프로그램이다.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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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p예고#학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