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1% 급락”…애경산업, 외국인 매도세에 휘청→기관 매수로 낙폭 제한
흐린 장마 구름처럼 무거운 기운이 애경산업(018250) 주가 위를 스쳤다. 6월 23일 오전 11시 26분, 애경산업은 16,400원에 거래되며 전일 대비 4.71% 떨어졌다. 시초가부터 내내 약세를 이어간 장이었고, 고요하게 흘러간 주가는 한때 16,30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거래량은 10만 8천 주, 거래대금은 17억 원대로, 물결이 일렁이듯 평소보다 활기를 띤 숫자들이 시선을 끌었다.
하지만 이 흐름의 밑바닥에는 외국인 투자자의 흔들림이 불안하게 자리했다. 외국인 소진율이 2.70%에 머문 가운데, 연속적인 매도세는 시장을 차갑게 식혔다. 20일에도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3만 8천 주를 넘겼다. 다만 기관투자자가 3만 주를 순매수한 것은, 거친 파도를 조금이나마 다독여주는 손길로 읽힌다.

애경산업의 성장 시계가 잠시 멈춘 듯하다. 2025년 1분기, 매출 1,511억 원과 영업이익 60억 원, 당기순이익 50억 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으니, 화장품 업종 전반의 활력이 줄어든 흐름과 맞닿아 있다. 최근 거론되는 인수합병 이슈에도 불구하고 구체적 성과와 신사업 전략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 현재, 투자자 이탈의 명분은 더 짙어지고 있다.
실적 지표를 들여다보면, 추정 주당순이익(EPS)은 1,290원, 주가수익비율(PER)은 12.71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06배로, 동종업계와 견줄 때 낮은 수준에 머문다. 그러나 꾹 다문 배당수익률은 3.54%로, 인내하는 손길에 작지만 안정적인 열매를 남겨주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뚜렷한 기업 구조조정이나 해외 신시장 확장 전략이 등장하지 않을 경우, 주가의 회복 흐름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마치 흐릿한 해무 속을 걷는 듯, 확실한 변화라는 불씨가 필요한 시기다.
그러나 냉정한 수치 뒤에는 여전히 성장과 전환을 염원하는 이들의 기대가 남아 있다. 화장품 산업의 세계화·디지털화 바람과 맞물려, 애경산업이 어떤 새로운 도전을 선택할지 관심이 쏠린다. 투자자는 기업의 전략 발표, 구조조정, 글로벌 확장 같은 미래 신호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다가올 분기 실적과 신시장 진출 여부가 다시 한번 시장의 열기를 되살릴 단초가 될지, 새로운 한 주를 앞두고 기대와 관망이 교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