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중도다”…지석진·하하, 정치유튜브 소동→예능 현장에 터진 묘한 웃음
무대 밖에서 조용히 스며나온 뜻밖의 정적, 그 한가운데 지석진이 서 있었다. 유쾌한 촬영 현장에 불현듯 정치 유튜브 영상이 스크린을 파고든 순간, 분위기는 잠시 숨을 멈췄고 시간은 낯설게 흘렀다. 익숙한 예능의 온기에 비친 당황과 긴장, 그리고 바로 그 설렘 위로 하하의 농담 한 줄기가 날아들었다.
웹예능 ‘핑계고’의 이번 녹화는 지석진과 배우 지예은이 프로젝트 그룹 ‘충주지씨’로 첫 음원 ‘밀크쉐이크’(원슈타인 피처링)를 직접 알리기 위해 준비한 무대였다. MC 하하와 유재석, 다양한 게스트가 어우러진 이 자리는 늘 그렇듯 재치와 웃음으로 가득했다. 그러나 신곡을 소개하며 휴대폰을 연결하던 찰나, 예기치 못한 유튜브 알고리즘의 개입으로 정치 관련 영상이 현장에 튀어나왔고, 촬영장 공기는 일제히 얼어붙었다.

당황한 기색을 드러낸 지석진은 하하의 “형 색깔을 알아버렸다”는 농담에 간신히 웃음을 보였고, 이내 “나는 중도다”고 해명하며 황급히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옆에 있던 유재석 역시 위트 있는 조율로 “괜한 억측 없었으면 한다”고 순간의 파장을 털어냈다. 그러나 이어진 또 한 번의 정치 영상 등장에 모두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고, 현장은 고요한 긴장과 작은 웃음이 엇갈리는 묘한 분위기로 물들었다.
영상 제작진은 자막으로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음소거 처리했다”며, 촬영 당시가 선거 시즌이었다는 점이 부각된 알고리즘의 영향임을 설명했다. 지석진도 “휴대폰을 두 번만 터치해도 유튜브로 넘어간다”고 연이어 해명, 곡 소개보다 해프닝 수습에 더욱 집중하는 흐름이 그려졌다. 무엇보다 이 모든 과정이 예능의 익살스러움을 흐리지 않으면서, 웃음 이면의 인간적인 진심까지 닿는 순간이었다.
낯선 단면에 흔들리던 촬영장은 끝내 유재석과 하하의 따뜻한 유머로 다시 온기를 찾았다. 억측이 아닌 농담, 오해가 아닌 해명, 그리고 그 위에 더해진 유쾌한 팀워크가 결을 만들었다. ‘핑계고’라는 타이틀답게 모든 해프닝이 핑계가 돼, 배우 지예은과 함께한 충주지씨의 첫 신곡 ‘밀크쉐이크’에도 더 큰 기대가 쏠리는 순간이었다. 개성 넘치는 토크와 함께, 현장 특유의 진한 여운을 남긴 이번 ‘핑계고’는 유튜브 채널 ‘뜬뜬’을 통해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