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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중독 청소년 환자 40% 폭증”…청소년 오남용, 관리 강화 촉발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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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중독 문제가 의료 현장에서 뚜렷이 불거지고 있다. 최근 5년간 의약품 중독 진료 환자가 8만명을 넘어섰으며, 특히 10대 청소년 환자는 같은 기간 40% 가까이 급증해 사회적 우려가 커진다. 2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의약품 중독 진료 환자는 총 8만268명으로 집계됐다. 2024년 6월 기준 연간 발생 환자도 7828명에 달한다.  

전체 환자 수는 2020년 1만6256명에서 2023년 1만6018명으로 다소 감소(1.46%)했으나, 청소년층인 10대 환자는 2020년 1375명에서 2023년 1918명으로 39.49%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20대(1만4949명, 18.62%)가 가장 많았고, 이어 40대(1만1473명), 50대(1만623명), 30대(9757명), 10대(8964명)가 뒤를 이었다.  

의약품 중독은 전문용어로 약물 과오남용(drug misuse/overuse)이라 불리며, 수면제·해열제·식욕억제제 등 일반의약품과 처방의약품을 장기 복용하거나 과다 복용할 때 주로 발생한다. 특히 최근에는 접근성이 높은 의약품에 대한 청소년의 관리 사각지대 지적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번 통계는 의료 데이터 기반으로 진료 환자만 집계된 수치로, 실제 잠재적 중독자 규모는 더 클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청소년 중독 증가는 심리적 스트레스, 정보 접근성 증가, 비대면 유통 환경 확장 등 사회 구조 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행 법령상 의약품 오남용 예방을 위한 정보제공·교육·모니터링 체계는 구조적으로 미흡하다는 지적이 꾸준하다. 미국 등 해외에서는 처방약 데이터 연계 감시와 약국 단계 실시간 경고 시스템 등이 시행되고 있으나, 국내 청소년 대상 관리와 학교·가정 연계 예방 시스템은 여전히 취약하다.  

남 의원은 “의약품 중독 환자 자체는 줄어드는 반면, 10대 환자 폭증은 심각한 사회 신호”라며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청소년이 일상 속에서 의약품을 손쉽게 오남용하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료계에서는 의약품 중독 실태가 향후 디지털 헬스케어, 전자처방 확산 등 의료IT 환경 변화 속에서도 확대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통계를 계기로 청소년 오남용 차단 기술, 약국·병원용 모니터링 플랫폼 개발 등 신사업 기회로 연계될지 주시하고 있다.  

실제 시장 안착을 위해서는 정보기술, 교육체계, 현장감시가 통합적으로 작동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기술과 제도, 사회적 인식의 균형적 구축이 중독 문제 대응의 핵심 조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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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중독#청소년환자#식품의약품안전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