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궁 팔척귀 혼령 파문”…육성재, 흐트러진 운명과 진실→숨막힌 반전 흔들다
밝게 시작된 어느 밤, 육성재가 연기하는 윤갑의 얼굴에 팔척귀의 흔적이 사라지며 방 안은 일순 고요에 휩싸였다. 하지만 가슴 한구석을 파고드는 슬픔과 100년 세월이 엉킨 비밀, 삶과 죽음 사이에 선 인물들의 운명을 품은 서사는 끝내 관객의 마음을 지그시 눌렀다. 드라마 ‘귀궁’ 12화에서 펼쳐진 기묘한 운명과 혼령의 반전은 매 순간 예상을 뒤엎는 전개로 진한 여운을 남겼다.
육성재는 팔척귀의 기운이 자신의 몸을 튕겨 내던 마지막 장면에서 절절한 혼란과 벗어남, 그리운 가족에 대한 안타까움을 동시에 밀어올렸다. 강철이(이정하 분)는 동생 비비의 부재에 슬퍼하며 공허한 독백을 토해냈고, 여리(이세영 분)와 이정(김지훈 분)의 곁에서 이어진 다정한 위로는 상실과 애틋함의 경계를 자아냈다. 특히 “가슴이, 심장이 너무도 아프다”는 강철이의 고백은 시청자 마음 깊이 묵직하게 스며들었다.

반면, 권력을 손에 쥐려는 풍산(김상호 분)과 김봉인(손병호 분)은 끈질긴 야망만큼이나 굴곡진 감정선을 보여주었다. 김봉인은 외조부라는 이름 아래 피로 물든 진실에 직면했고, 대신 자신을 벌하는 이정의 모습은 세대에 걸친 상처와 용서를 상징했다. 그 순간, 팔척귀의 힘을 둘러싼 연쇄적인 긴장이 풍산의 칼끝과 함께 폭발하면서 왕가와 혈통의 운명은 또다시 요동쳤다.
진실을 밝히려는 인물들의 집념 속에, ‘광암문집’이란 책 한 권은 100년간 잠들었던 왕실의 저주와 팔척귀의 기원을 슬며시 드러냈다. 최원우(안내상 분)의 집에서 격돌한 과거와 현재, 그리고 인선(신슬기 분)의 혼란스러운 소환으로 ‘귀궁’의 시간축은 더욱 치밀하게 뒤엉켰다. “팔척귀가 어찌 태어났는지”라는 마지막 대사와 함께 마침내 감춰진 역사의 문이 열렸다.
특히 팔척귀가 윤갑의 혼령을 토해내는 순간, 기묘한 긴장과 공포, 또 누군가를 향한 소중한 그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 풍산이 읊조린 주문과 빙의에서 풀려난 윤갑의 혼돈, 그리고 숨죽인 시선이 교차하는 장면에 시청자들은 숨을 삼키며 이야기의 끝을 상상했다. 결코 끝나지 않은 저주, 아직 남은 광암문집의 비밀, 그리고 다음 회를 향한 갈증이 온라인에 활약하는 시청자 반응과 하나가 됐다.
드라마 ‘귀궁’은 삶과 죽음, 사랑과 원한이 뒤엉킨 세계에서 여리와 강철이, 왕가의 저주로부터 벗어나려는 이들의 고군분투를 그려왔다. 동시간대 10.6%라는 시청률로 6주 연속 1위를 기록하며, 감정의 울림과 미스터리가 절정에 달한다는 반응이다. 운명을 거부한 무녀 여리와 이무기 강철이, 그리고 위태로운 팔척귀의 행로는 매주 금, 토 밤 9시 50분에 시청자와 또 한 번 만남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