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부엉이 형제의 첫 비상”…TV동물농장, 도심 이별 뒤 남은 눈물→공존의 울림
아침 햇살이 스며든 고요한 창가, 익숙한 일상 위로 새로운 생명이 찾아왔다. 낯선 도심 아파트 12층, 사람의 곁에서 72일간 자라난 수리부엉이 형제의 성장과 도전을 조명하는 ‘TV동물농장’이 그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진한 여운을 남긴다. 한눈에 들어오던 형제는 연약함을 안은 채 작은 깃털 하나하나로 존재를 증명해왔다. 점차 단단해진 그들 앞에는 인간의 영역과 자연의 본성이 엇갈리는 특별한 무대가 펼쳐진다.
형과 동생이란 이름조차 무색하게, 닷새의 차이만큼이나 절로 스며든 성장의 온도. 한 아이는 성큼 난간 위에 날개를 펼치며 대범히 두근거리고, 또 다른 아이는 끝없는 망설임 속에서 세상을 바라본다. 그러나 도시의 바람과 사람, 자동차의 매연마저 두 아이를 위협하는 시련이 됐다. 이별의 문턱에서 이들을 지켜보는 한 집주인과 이웃, 그리고 제작진은 뭉클함 속에서 연대를 선택한다.

수리부엉이 형제의 이소를 위해 섬세하게 공조하는 사람들의 손길에는 두려움과 조심스러움, 그리고 간절한 응원이 서려 있다. 전문가의 조언과 밤새 이어지는 걱정, 위험마저 감내하는 도로 통제까지, 이 작은 생명을 위해 수백 시간이 쌓인다. 시도 끝에 난간에서 날아올랐던 형의 비행이 아찔한 위기를 불렀고, 동생은 그저 침묵 속에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린다. 마주 보며 나누던 속삭임 대신, 조용한 응원만이 나지막이 흐른다.
수리부엉이 가족과 이웃, 그리고 제작진이 기꺼이 지켜낸 무수한 시간이 한데 모이며, 이별의 순간은 단순한 헤어짐이 아니라 세상을 향한 첫걸음이 됐다. 무엇보다 쉬운 답이 없는 공존의 방식, 작은 새와 어른이 각자의 방식으로 내딛은 용기가 스크린 너머의 우리 마음에 잔잔히 번진다. 인간과 자연 사이, 보이지 않는 다리 위에서 순간의 선택에 숨죽인 채, 모두가 무사한 이소를 빌었다.
도심 한복판, 공존의 의미를 묻는 또 하나의 기록. 수리부엉이 형제가 남긴 깨달음은 결국 자신을 밖으로 내던진 끝에야 진정한 자유라는 선물로 돌아왔다. ‘TV동물농장’의 1223회 ‘우리는 가족입니다–수리부엉이 형제 이소기’는 5월 25일 일요일 오전 9시 30분 SBS를 통해 시청자를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