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훈, 나르시시스트의 고백”…‘Reflexion : Requiem’ 웅장한 서사에 흔들린 감정→내면 울림 세진다
거울 앞의 정훈이 보여준 눈빛은 단순한 반영을 넘어, 내면의 울림이 가득한 자기 성찰의 순간으로 남았다. 절제된 감정과 투명한 한숨, 사랑과 혐오가 맞물린 곡의 결은 듣는 이의 마음을 은근하게 일렁이게 만든다. 정훈의 목소리가 닿은 자리는 자기고백과 결핍, 그리고 여운이 오래 남는 내적 독백으로 물들었다.
정훈은 새 앨범 ‘Reflexion : Requiem’을 통해 감정의 밑바닥까지 꺼내보였다. 앨범은 자신에게로 향하는 시선과 타인의 눈에 비친 자아 사이에서 흔들리는 모든 감정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Reflection(반영)’과 ‘Reflex(반사)’라는 이중적 의미가 겹쳐진 앨범명처럼, 정훈의 음악에는 자기애에서 출발한 사랑, 끝내 미움과 혐오로 치달은 관계, 정리되지 못한 감정의 잔해까지 한 편의 드라마처럼 펼쳐진다.

“모든 인간은 나르시시스트”라는 선언 아래, 그는 자기 자신을 돌아보며 사랑이 언젠가 혐오로 변질되는 날카로운 시선을 냉정하게 노래한다. 신곡 ‘Persona’에 담긴 라틴어 구절 “Dulcis amor meus, valeo iam(사랑이여, 이제 작별을 고한다)”은 더 이상 타인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는 나르시시스트의 몰락을 상징한다. 연기조차 불가능해진 내면의 위선을, 보컬과 가사로 촘촘하게 짚어낸 정훈의 음악은 사랑과 집착, 후회와 상실의 감정이 복잡하게 교차하는 서사극으로 완성됐다.
이전 ‘Biyun(비연)’ 시절 발표 곡 ‘두 갈래 운명 사이의 유토피아’, ‘너에게 삼켜진 나의 로맨스’, ‘일방통행과 유턴’ 등에서 보여줬던 깊고 쓸쓸한 감성은 이번 신보를 통해 더욱 농도 짙게 확장됐다. 활동명을 바꾼 정훈은 자신만의 새로운 음악 세계를 선언하며 창작의 새로운 챕터를 활짝 열었다.
그가 속한 레이블 로칼하이레코즈는 국내 인디 신의 굵직한 행보와 진정성 높은 콘텐츠로 음악 팬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정훈의 음반 ‘Reflexion : Requiem’은 오늘(18일) 정오,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발매됐다. 그의 솔직한 감정과 서사적 음색이 어떤 깊은 울림을 남길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