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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용 전 안보실장, 3차 소환조사”…해병특검, 대통령 지시·비화폰 통화 파헤친다
정치

“조태용 전 안보실장, 3차 소환조사”…해병특검, 대통령 지시·비화폰 통화 파헤친다

윤선우 기자
입력

채상병 사건 외압·은폐 의혹을 둘러싼 해병대 순직 특별 검사팀과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이 또다시 맞붙었다. 해병특검팀은 13일, 조 전 실장을 세 번째로 소환하며 대통령 지시 및 비화폰 통화 기록에 대한 추가 조사를 본격화했다. 조 전 실장에 대한 피의자 신분 조사가 거듭 이어지면서, 정국은 다시 한 번 격랑에 휩싸였다.

 

조태용 전 실장은 이날 오전 9시 30분 서울 서초동 특검팀 사무실에 출석했다. 앞선 두 차례 조사에서 약 30시간에 달하는 고강도 조사를 받았으며, 모두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따른 피의자 신분이었다. 이번 3차 조사 역시 채상병 사건 기록 회수 관여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직접 지시 여부 등이 쟁점이 됐다.

해병특검팀은 조 전 실장이 사건 당시 주고받은 비화폰 통화 내용을 토대로 추가 정황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 김건희 여사,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조 전 실장이 2023년 7∼8월 비화폰을 사용한 사실과 그 통화기록을 이미 확보한 상태다. 조사 대상은 조 전 실장이 채상병 사건 관련 기록 회수에 실제 얼마나 관여했는지, 또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어떤 구체적 지시를 받았는지 등이다.

 

조태용 전 실장은 2023년 7월 31일 윤 전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VIP 격노 회의'에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과 함께 끝까지 참석한 인물로 꼽힌다. 그는 국회 등에서 과거 "해당 회의에서 채상병 사건 보고가 없었고, 윤 전 대통령의 격렬한 질책도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지난 첫 특검 조사에서 기존 입장을 바꿔 '격노' 사실을 인정했다.

 

또 조 전 실장은 해병대 수사단이 채상병 사건 경찰 이첩을 강행한 2023년 8월 2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직접 통화했던 것으로 드러나 기록 회수 등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되고 있다.

 

이날 특검팀은 사건의 초동 조사를 맡았던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 표적수사 의혹과도 맞물려, 김동혁 전 국방부 검찰단장과 염보현 군 검사 역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에 착수했다. 군 검찰단이 박정훈 대령을 집단항명수괴죄로 입건하고 기록 회수 과정에서 불법 행위가 있었는지, 구속영장에 허위 사실이 기재됐는지 등이 쟁점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지휘 라인의 조직적인 외압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를 두고 여야 진영은 박정훈 대령 수사 공정성과 조 전 실장 등 최고위급의 책임 범위를 두고 맞서고 있다. 시민사회와 군내 여론 역시 이번 특검 조사 과정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해병특검팀은 향후 비화폰 추가 포렌식 결과와 윤석열 전 대통령, 이종섭 전 장관 등 지휘 라인의 소환 가능성까지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국회는 채상병 사건 수사를 둘러싼 진실 공방이 본격화되는 등 정치권은 책임 공방과 수사 확대를 두고 정면 충돌하는 양상이다.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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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용#해병특검#채상병